[10·15 부동산 대책]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엇박자가 노출됐다.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와 관련해 충분한 협의를 했다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서울시는 '반대' 의견을 유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를 앞두고, 법령상 협의 당사자인 서울시를 의도적으로 '패싱'(배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정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10·15 부동산 대책' 중 서울 전역 토허구역 확대 지정과 관련해 충분한 조율과 협의 과정이 없었다. 특히 정부와 서울시는 대책 발표 과정에서도 상반된 설명을 하면서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대책 발표 브리핑에서 토허구역 지정을 서울시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토허구역 지정에 대해 서울시, 경기도와 사전에 협의했다"며 "서울시, 경기도도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부분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신속한 조치 필요하고, 좀 더 강력한 규제수단인 투기과열·조정대상·토허구역 지정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과는 달리 시는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토허구역 지정 관련 공문도 없이 하루 전에 구두로 일방 통보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 일방적인 통보만 있었고, 전역을 지정할 경우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건의했지만, 강행발표 됐다"고 말했다.
이번 토허구역 확대 지정은 그동안 서울시가 밝혀왔던 시정 방향과는 정반대 결과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9일 정비사업 주택 공급 속도를 내는 안을 담은 '신속통합기획 2.0'을 발표하면서 "토허구역 지정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서울 전역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대해서도 정부와 시는 이견을 조율하지 못했다. 국토부가 발표 이틀 전에 발송한 관련 공문에 서울시는 규제 정량적인 조건은 충족하지만, 시장 영향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는 법령상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의 엇박자가 결국 서울 주택공급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보연 세종대 산업대학원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공급 정책 주체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정부와 서울시 불협화음이 그대로 보인다"며 "이런 상태에서 서울 지역에 주택 공급이 제대로 될까 하는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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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이날 6·27 대출 규제와 9·7공급 대책에 이어 출범 4개월 만에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3구·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구 전역과 과천과 분당, 광명, 평촌, 하남, 수지 등 수도권 주요 지역 12곳 등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묶고 금융규제까지 강화하는 초강력 대책이다.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 지방 광역시 일부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동시에 지정된 적은 있지만, 서울 전체가 토허구역으로 광범위하게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