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경기 파주시에서 운행 중이던 경의중앙선 열차가 선로를 이탈해 승객 2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전북 익산역, 충북 단양 도담역 등에서도 호남선과 중앙선 화물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탈선 사고가 이어졌다. 열차 탈선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철도 시설 노후화가 꼽히는 가운데 노후 시설의 개·보수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0년이 경과한 전국 철도 시설물(터널, 교량, 승강장) 중 안전등급 C등급 이하 443개소 중 65%인 290개소가 수리되지 않았다.
국가철도공단은 공단 회계규정시행세칙 및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노후 설비의 교체 여부를 판단한다. 이에 현재 30년 경과 시설물 중 C등급 이하인 터널 145개소(전체수량 대비 14.9%), 교량 262개소(6.8%), 승강장 36개소(2.8%)에 대한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터널 145개 중 82개소(56.5%), 교량 262개 중 178개소(67.9%), 승강장 36개소 중 30개소(83.3%)가 수리되지 않은 채 내년 이후로 예정일만 잡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시설물의 경과 연수는 평균 62.8년이다. 시설물별로는 교량 65년, 터널 62.8년, 역사 60.6년 등 공단 세칙 기준(40년)을 훌쩍 넘은 경우가 상당수다.
특히 경부선 덕지천교, 목포리천교, 청용천교 등 교량은 경과연수가 120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부선 진평터널은 106년, 상주역·백원역 등도 건설된 지 94년이 지났으나 현재까지 개·보수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주변압기 노후율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에 따르면 내구연한이 20년인 주변압기 노후율은 2022년 5.8%에 그쳤으나 2023년 14.9%, 지난해 29.5%로 급증했다. 내구연한이 9년인 열차무선설비 노후율 역시 2022년 24.1%에서 올해 43.6%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주변압기, 열차무선설비 등 코레일이 관리하는 전기 시설물의 전체 노후율도 2022년 26.8%에서 올해 31%로 늘었다.
폭우, 폭염 등 이상기후와 개발사업 증가로 시설 안전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는 만큼 노후 시설 관리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진석 의원은 "개·보수가 필요한 시설로 분류됐다면 최대한 빨리 계획을 잡아 완료하는 것이 국민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며 "특히 노후화된 시설은 언제 어떻게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개보수 속도를 더 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