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현장엔 타워크레인 9대뿐…'하이닉스 입주' 부천대장, 공정률은 5%

[르포]현장엔 타워크레인 9대뿐…'하이닉스 입주' 부천대장, 공정률은 5%

부천(경기)=김효정 기자
2025.11.28 04:20

[3기 신도시별 공사 진행률 공개]③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 2018년 9월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3기 신도시 추진을 공식화했다. 참여정부 시절 2기 신도시를 발표한 이후 20여 년 만에 내놓은 대규모 신도시인 만큼 당시에는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3기 신도시 발표 7년이 지났지만 정확한 입주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부는 공정률을 밝히지 않고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반복한다. 3기 신도시별 공사 진행률을 모두 공개하고 부천대장지구 등 현장을 직접 찾아 주택공급 실태 전반을 점검한다.
지난 5월 본청약을 진행한 부천대장 A5·A6 블록 공사현장. /사진=김효정 기자
지난 5월 본청약을 진행한 부천대장 A5·A6 블록 공사현장. /사진=김효정 기자

서울 지하철 5호선 화곡역에서 버스를 타고 약 10분을 달리자 산책로를 따라 높게 쳐진 공사장 펜스가 펼쳐졌다. 펜스는 맞은 편 550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지나 오정일반산업단지, 부천오정물류단지까지 이어졌다. 연면적 344만9243㎡(104만3000평), 주택 1만9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3기신도시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다.

지난 25일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현장은 예상외로 한산했다. 가려진 펜스 뒤로 타워크레인 꼭대기가 일부 보였지만 부지가 워낙 넓다 보니 대부분 작업이 멈춘 것처럼 보였다. 드물게 보이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은 움직이지 않고 한 자리에 서 있었다.

공사 진행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인근 건물 고층으로 올라갔다. 타워크레인 9대가 건물을 쌓아 올리고 있었다. 지난 5월 본청약을 진행한 A5·A6블록이었다.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로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아 총 1640가구(A5블록 952가구, A6블록 688가구)를 짓는다. 현장 근로자들의 작업이 한창이었고 레미콘 차량과 굴착기도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나 진행 상황은 더뎠다. 2027년 11월 준공 예정이지만 저층부 구조물을 한 층 정도 쌓아 올린 게 전부였다.

같은 시기에 본청약을 받은 길 건너 A7·A8블록의 상황도 비슷했다. 펼쳐지지도 않은 타워크레인 4~5대가 곳곳에 서 있었고 본격적인 공사는 시작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이곳에는 865가구가 공공분양으로 공급된다. 준공 예정 시기는 2028년 1월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보통 15층 건물을 올리는 데 여유 있게 3년을 잡으면 된다"며 준공이 미뤄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3기 신도시 부천대장지구 공사현장 정문. 현장에 인부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사진=김효정 기자
3기 신도시 부천대장지구 공사현장 정문. 현장에 인부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사진=김효정 기자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는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 오정동, 원종동, 삼정동과 인천광역시 계양구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일원에 조성되는 3기신도시다. 동쪽에 서울 강서구, 서북쪽에 인천 계양지구를 접한다. 마곡지구까지 차로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고 비행기 활주로가 보일 만큼 김포공항과 가깝다. 이날 공사 현장에서도 공항에 착륙하는 국내선 항공기를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항공기 꼬리에 새겨진 항공사 로고가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가까웠다.

지구 내에는 SK하이닉스가 자리할 약 56만1000㎡ 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도 조성된다. 앞서 SK그룹은 산업단지 내 약 14만㎡ 부지에 SK그린테크노캠퍼스를 조성하고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 등 계열사 7곳을 입주키로 했다. 여기에 최근 SK하이닉스가 새로운 입주사로 추가됐다. 공항이 가까운 만큼 대한항공 연구개발 센터도 만들어진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LH와 관련 협약을 맺고 약 6만6000㎡ 규모의 미래항공교통(UAM)&항공안전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교통망 확충도 한창이다. 부천대장지구에서 홍대입구를 잇는 대장홍대선이 2031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부천대장지구 내에는 대장역(가칭)과 오정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이다. 대장홍대선을 이용하면 홍대입구역까지 약 2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GTX-B 노선이 부천운동장역을 지나며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와 GTX-D 노선도 계획돼 있다.

입지가 좋은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부천대장 A5·A6블록 신혼희망타운 본청약 접수 결과 670가구 공급에 1만4951명이 몰려 평균 2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39.5대1로 A6블록 전용면적 55㎡에서 나왔다. 177가구 공급에 6986건이 접수됐는데 이는 2024년 이후 공급된 신혼희망타운 중 최다 접수 건수다.

공공분양으로 공급된 A7·A8블록에는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합쳐 4만3000여명이 몰렸다. 93가구를 공급하는 A8블록 일반공급에는 1만2769명이 신청해 1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A7블록 일반공급 역시 12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별공급도 A7블록과 A8블록에서 각각 112대1, 128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3기 신도시 사업지별 공사율/그래픽=윤선정
3기 신도시 사업지별 공사율/그래픽=윤선정

공정률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3기신도시 사업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 사업 준공 예정시기는 2029년이다. 1만9000여 가구의 신도시를 2029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착공에 들어간 곳은 2500여 가구가 조성되는 4개 블록이 전부다. 그마저도 공정률은 5% 안팎이다.

오정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3기신도시 공급 의지를 여러 번 강조하면서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구체적으로 발표된 내용이 없어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올해 상반기 4개 블록 본청약 이후 공급계획이 정해진 게 없다. 그만큼 늦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진행 중인 4개 블록도 준공시기를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신도시 사업이 그렇듯 언젠가는 완성되지 않겠나.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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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효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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