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 이하'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같은 단지 내에서 소형 평형이 중형 아파트 가격을 추월하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일시에 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는 현재 전용 84㎡의 경우 가장 저렴한 매물의 호가가 31억원인 데 비해 전용 59㎡ 매물의 호가는 32억원선에 형성돼 있다. 호가 하단만 놓고 보면 59㎡의 가격이 84㎡를 웃도는 모습이다. 5563가구 규모 대단지인 리센츠는 이른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로 불리는 잠실 일대 대표 아파트 단지 중 하나다. 한두건의 계약 체결이 주변 아파트 단지 시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는 평가다.
실계약에서도 소형이 중형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사례가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주공11단지 전용 49㎡는 지난 6일 5억9900만원에 거래된 반면 전용 59㎡는 하루 뒤인 7일 5억9200만원에 거래됐다. 49㎡는 9층 로열층, 59㎡는 3층 저층 매물로 층수에 따른 프리미엄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최근 소형 아파트도 방 3개, 화장실 2개 등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체감 면적이 크게 좁지 않다"며 "로열층, 남향 여부 등 개별 선호에 따라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역시 소형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소형(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은 5.71%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전용 135㎡ 초과 5.59% △전용 85㎡ 초과~102㎡ 이하 5.52% 순이었다.
청약시장에서도 소형의 인기 독주가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자 48만5271명 가운데 소형(전용 60㎡ 미만) 청약자 수는 21만8047명으로 중형(60~85㎡) 청약자 수(21만7322명)를 웃돌았다. 주택 청약 접수 집계가 시작된 2020년 이후 소형 청약자가 중형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소형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윤 랩장은 "관리비 등 월 부담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장점"이라며 "가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