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설업계의 중동 재건시장 기대감이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전쟁 피해 지역에 위치한 국내 건설사 시공 시설을 중심으로 재건시장의 문이 완전히 열리기 전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에 중동 발주처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과거 시공 경험이 있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기존 건설사들의 복구사업 참여 가능 여부를 타진하거나 협의를 요청하는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계는 그간 중동지역에서 쌓아올린 우리 건설사들의 오랜 신뢰와 다양한 시공 경험이 재건시장에서 직접적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설을 가장 잘 이해하는 시공사가 유지·보수와 재건에서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초기 단계부터 기존 파트너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재건시장 규모는 상당할 전망이다. 현재 논의되는 재건 기금 규모만 약 3000억달러(약 454조원)에 달한다. 직접적인 현금 지원보다는 다국적 민간 자본을 활용한 투자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며 에너지·인프라 중심의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수주 기회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각 사별로 중동 재건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 전담 조직 운영, 시장 조사, 전략 수립 작업 등이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 및 해외건설 관련 기관과 협력해 정보 공유와 정책 대응을 병행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이번 중동 재건시장의 핵심에는 에너지 인프라 복구 수요가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전쟁으로 훼손된 중동 지역 에너지 관련 기반시설 복구 비용이 최대 580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석유·가스 시설 복구 비용이 약 500억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30~80억달러는 산업·전력·담수화 설비 복구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합형 플랜트 중심의 고난도 EPC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재건 수요는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직접 피해지역 초기 복구 성격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가시화하는 흐름이다. 이중 일부 에너지 시설의 긴급 복원이나 사고 복구 성격의 작업은 이미 발주처와의 재건 프로젝트 협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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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본격적인 대규모 발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데다 지정학적 변수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사업 접근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전쟁 당사국인 이란의 경우 제재 완화 수준, 금융 조달 구조, 정치·외교적 안정성 확보 여부 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과거 2016년 한·이란 정상회담 당시 약 50조원 규모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지만 이후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상당수 사업이 중단된 전례가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는 판단이다.
건설업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재건 수요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해외 수주 확대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쟁 이후 인프라 재건과 에너지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장기간에 걸쳐 발주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경험과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초기 복구 단계부터 참여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재 완화와 금융 구조가 뒷받침될 경우 중동 시장 자체가 재편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기회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