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부동산 정책

[기자수첩]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부동산 정책

김지영 기자
2026.08.21 04:2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지금 나온 부동산 정책들이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나요?"

취재 중 한 부동산 전문가에게 받은 질문이다. 연이어 발표된 세제개편안과 주택 공급대책을 놓고 전문가와 시장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기대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은 많지 않다.

정부는 집을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투자재, 즉 '바잉'(buying)이 아닌 실제 삶을 영위하는 공간인 '리빙'(living)의 대상으로 돌려놓겠다고 한다. 집의 개념을 투기에서 거주로 되돌리겠다는 취지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집주인도 세입자도 비거주 1주택자도 다주택자도 청년도 속 시원히 웃진 못한다. 누군가는 세금이 걱정되고 누군가는 전셋집이 걱정된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지 말지 계산기부터 꺼내든다.

청년과 무주택자는 더 답답하다. 정부가 수도권에 '23만호+α' 공급을 제시했지만 발표된 물량이 당장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제시한 '23만호'가 실제 착공하고 준공해 내 보금자리가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청년과 무주택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닌 언제쯤 그 집에 들어가 살 수 있느냐다.

정비사업장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이주비 대출 완화 등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가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사비와 분담금, 사업성, 금융비용 등을 계산하기 바쁘다.

정부의 대책 발표 속에서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8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4년 10개월래 가장 높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다.

정책이 당장의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세제는 시행까지 시간이 걸리고 공급은 착공과 입주까지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숫자와 제도만큼 중요한 것이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주택시장의 가장 약한 고리인 세입자는 다음 집을 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청년은 언젠가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집을 사든 빌리든 짓든 적어도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 어쩌면 지금 정부가 가장 먼저 쌓아올려야 할 것은 그 기대를 가능케 하는 디딤돌인지도 모른다.

김지영 건설부동산부 기자
김지영 건설부동산부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