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 보험범죄 조사권 허용을"

"민간에 보험범죄 조사권 허용을"

김성희 기자
2009.03.26 10:40

['사회악' 보험범죄를 막아라]<인터뷰> 김현수 현대해상 보험조사부 조사실장

"보험범죄 조사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어려움이 많습니다. 보험사에 민간조사권을 준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보험범죄를 적발할 수 있을 텐데요."

현대해상 보험조사부 김현수 조사실장(45)은 경찰 출신이다. 13년동안 경찰로 근무하다 지난 2001년 2월부터 현대해상에서 보험범죄 조사업무를 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보험범죄 조사업무에 몸담고 있는 220명 중 대부분이 검찰이나 경찰출신이다. 이들은 전직 경험을 십분 발휘, 보험범죄 냄새를 맡고 최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후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는 일을 하고 있다. 물론 수사기관을 적극 돕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보험범죄는 입증할만한 증거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심증만 가지고 수사를 의뢰했다간 낭패 보기 쉽죠."

그러나 보험사에는 조사권이 없기 때문에 증거를 찾는데 한계가 있다. 분명히 보험금을 노리고 일을 꾸민게 분명해 보이는데도 증거를 찾지 못해 고스란히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때는 속상하다고 한다.

"민간에 조사권을 주면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통제를 잘 하면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나 일반인들이 보험범죄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당일에도 김 실장은 원주를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강원도 지역에서 보험범죄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해 수사를 의뢰하러 갔다는 것.

최근 경기가 어렵다보니 특이한 보험사기가 많다고 한다. 최근에 적발한 보험범죄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벤츠를 리스한 사람이 차량을 도난당했다며 신고한 건이다. 조사해봤더니 리스회사에서 1억5000만원을 현금대출 받은 후 벤츠는 건네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보험가입을 했고 있지도 않은 벤츠를 도난당했다고 신고한 것이다.

반대로 알면서도 보험금을 주는 경우도 많다. 대전의 조직폭력배 중 한명이 시가 6억원을 호가하는 벤츠를 몰다 택시와 부딪혔는데 택시에 비해 벤츠가 너무 많이 파손돼 있어서 의심이 갔다고 한다. 차량 전손 보험금을 받으려면 차량의 80%가 파손돼야 하는데 이를 알고 일부러 차량을 파손시킨 것이었으나 조직원을 동원해 보상직원들을 협박하고 폭행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보험금을 지급하고 말았다고.

"보험범죄는 수사를 의뢰하면 80~90%가 적발됩니다. 수사의뢰 하고 싶지만 못하는 경우도 많고 수사를 맡은 담당자의 의지에 따라 적발률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보험범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수사관을 찾아다닙니다."

지난 23일부터 5월31일까지는 보험범죄 특별단속기간이다. 강호순 사건이 계기가 됐다. 현재 협회에 태스크포스(TF)팀이 구성돼 있다. 그도 현대해상을 대표해 TF팀에서 일하게 됐다.

"보험범죄를 적발하는 일이 보험사의 배를 불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사관을 만날 때가 제일 힘듭니다. 보험범죄를 많이 적발해내면 그만큼 소비자의 보험료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 대해 설명해주곤 하는데 보험범죄를 대하는 인식이 더 많이 달라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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