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대부업 감독 이대로 좋은가

[CEO칼럼]대부업 감독 이대로 좋은가

양석승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
2010.01.08 10:33

 대부업 감독 방식을 놓고 말이 많다. 전국에 등록된 1만7000여개 대부업자에 대한 감독을 누가 맡아야 하는가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감독기관을 격상하고 그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감독권을 현행 지방자치단체에서 금융위원회로 이양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이에 금융위는 지자체가 인력문제로 곤란을 겪는 대부업 감독을 그대로 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각 시·도는 인력 부족과 대부업에 대한 전문지식 부족으로 대부업 감독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그래서 16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12개는 궁여지책으로 법적 근거가 부족한데도 조례를 만들어 감독권을 하급 시·군·구에 위임해버렸다. 최근 감독업무를 직접 수행하던 서울시도 올 1월부터 감독업무를 25개 구청에 모두 이관했다.

전국 대부업체를 감독하는 공무원 수는 시·군·구를 합해도 180명에 불과하다. 한 사람당 100개 대부업체를 감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공무원들은 등록·폐업 신청서류를 수리하고 관할 대부업자에게 정기적으로 안내문을 우편으로 발송하는 업무만으로도 힘에 벅차다. 대부업체를 방문해 불법행위를 하는지 단속할 겨를이 없고 민원인에게 친절히 상담해주기도 힘들다.

더욱 큰 문제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담당 공무원 중 상당수가 금융업 지식이 부족하고 금융민원 처리 경험이 전무하다. 그러다보니 대부업자에 대한 행정처분도 △2006년 13건 △2007년 327건 △2008년 114건에 불과하고 영업정지는 단 1건도 없다.

대부업 감독은 주된 이용자인 서민을 보호하는 중요한 업무다. 그러나 지금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 감독을 맡길 꺼린다. 오히려 말 많고 탈 많은 분야라 감독의 책임을 틈만 나면 다른 곳으로 떠넘기기 바쁘다. 감독권이 힘없는 기관으로 계속 하향되다보니 감독의 품질도 저하된다.

누구나 기피하는 대부업 감독, 방법은 없는 것인가. 우리나라보다 대부업 감독에서 선진화된 일본의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일본도 2000년대 중반까지 수많은 대부업자를 감독하는 일에 큰 곤란을 겪었다. 그러나 2006년 대금업법을 개정해 정부의 감독권 일부를 민간기구인 대부업협회에 일부 이관해 과도한 업무량을 분담했고, 업계가 자율적으로 정화활동을 펼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자율규제기관인 대부업협회를 확대 개편하고 영업소 등록(행정협력사무), 민원처리 및 상담대응, 대부업자 교육, 광고심사 및 법무상담, 협회원에 대한 감사업무를 협회에 위탁한 것이다. 노동집약적인 등록업무, 민원업무 등은 민간기구인 대부업협회를 활용하고 정부는 대부업자에 대한 현장단속 및 행정처분 중심의 업무에 중점을 둔 전략이다. 현재 일본대부업협회는 약 250명의 직원과 40여개 지부를 두고 대부업자 감독 및 교육업무를 성공리에 수행하고 있다.

그 누구도 맡기를 꺼리는 업무를 억지로 시키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대부업 감독업무가 바로 그 격이다. 정부의 감독시스템으로 소화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일본의 사례처럼 민간의 힘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더구나 대부업법에 감독업무를 대부업협회에 위탁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만큼 정부는 대부업자의 특성과 성향을 잘 파악한 대부업협회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 이미 국내에서도 지역단위로 산재하는 수많은 신협을 밀착 감독하기 위해 신협중앙회에 회원에 대한 감독권 일부를 부여하는 등 민간자율 감독시스템을 성공리에 정착시킨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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