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상반기에만 연체자 2만5000명 육박...갈수록 증가
# 수도권 소재 A대학교 3학년 김일수(24, 가명)군은 2학기 등록을 앞두고 고민이다. 지난 학기에 이어 학자금 대출을 받아 등록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자를 꼬박 꼬박 내지 못해 연체기록이 많아서다. 대출 신청 시 연체기록 때문에 자칫 불이익이 생기는 것 아닌지 불안하다.
김 군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출금은 졸업 후 취업해서 상환하면 되는데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일자리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 김 군은 "학자금 대출로 학교생활은 간신히 하고 있지만 선배들처럼 나중에 졸업하고도 몇 년씩 놀게 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학자금 대출 연체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대출이자를 내지 못하는 학생부터, 졸업 후 취업이 안 돼 상환을 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다양하다. 실물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청년실업이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학자금대출 신용유의자(대출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는 2만4936명으로 집계됐다.
2006년 670명이었던 신용유의자는 2007년 3785명, 2008년 1만250명, 2009년 2만2142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이 이자를 1개월만 연체해도 신용유의자가 된다. 만일 6개월 동안 이자를 내지 못하거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은행연합회에서 관리하는 은행권 개인 신용정보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된다.
학자금 대출 신청 건수와 금액도 증가세다. 2009년 1학기 33만1470건(1조2014억 원)을 기록한 학자금 대출은 2학기 34만4430건(1조3205억 원), 2010년 1학기 40만806건(1조4980억 원)으로 계속 늘었다. 경기가 좋지 않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아져 대출이 늘었고,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체건수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학자금 대출은 한국장학재단(2009년 7월 설립)이 취급하고 있다. 기존 정부보증으로 은행에서 대출이 나가던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 재단이 직접 자금을 조달(한국장학재단채권 발행), 온라인으로 대출해주고 있는 것. 대출 금리도 7%대에서 5.2%로 크게 낮췄다.
재단은 특히 올해 '든든학자금'이란 새로운 상품을 출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상품은 소득 7분위 이하 대학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취업한 후 소득이 발생하면 원리금을 나눠서 상환하는 대출이다. 학생 연체자를 줄이기 위해 재단이 오랜 기간 연구 끝에 내놨다. 이전 상품처럼 매월 이자를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없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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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든든학자금'은 출시되자마자 11만4722건(4431억 원)이나 나갔다. 올해 학자금 대출 실적의 28%를 차지한 것이다. 앞으로 '든든학자금'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생활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로선 취업 후 상환하는 이 상품이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재단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학자금 대출을 받으려는 학생들도 늘고 거기에 따라 연체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면서도 "앞으로 든든학자금이 활성화되면 지금보다 연체자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