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른 더블딥 언급. 그 것은 주요 전망이 아니다. 일종의 경고이자 정책 합리화를 위한 포석이다." (국내 한 경제 전문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FRB) 총재가 24일(현지시간) "지난 6개월간 미국 경제의 더블딥 위험이 커졌다"고 말하면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다시 증폭됐다. 이날 뉴욕증시는 1% 이상 급락했다.
더블딥 논쟁은 이미 묵은 이슈다. 올들어 부양책의 약발이 둔화돼 경제성장 폭이 점차 감소하는 기미를 보이자,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더블딥을 외쳤다.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부동산 가격 폭락을 전제로 더블딥 가능성을 언급했고, 폴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제 3의 대공황' 가능성까지 들먹이며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더블딥의 현실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경제 전망의 주류는 될 수 없다는 게 그나마 비관론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최근 해외경제포커스에서 "현 상황은 오버슈팅 됐던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 궤도로 회귀하는 과정"이라며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이지 더블딥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추이를 보면 금융위기 발발 시점인 2008년 4분기 -6.8%를 시작으로 2009년 1분기 -4.9%, 2분기 -0.7% 등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이후 2009년 3분기 1.6%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된 뒤 2009년 4분기 5.0%, 2010년 1분기 3.7%, 2분기 2.4% 성장을 보이고 있다. 기저효과와 정책효과가 줄면서 폭이 둔화되는 추세지만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는 게 맞다.
최호 산업은행 경제연구소 부부장은 "미국 경제가 더블딥을 겪은 것은 80년대 2차 오일쇼크 당시 정도로, 미국 경제가 더블딥으로 다시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블딥 합창은 미국내 일부 비관론자들의 호들갑일까, 아니면 국내 전문가들이 미국내 상황을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독자들의 PICK!
이근태 LG경제연구소 박사는 이에 대해 "더블딥 논쟁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란 일종의 독촉장"이라며 "정책 당국자 입장에선 적자재정과 통화 완화정책의 근거를 제공해 주는 셈"이라고 했다.
실제 에반스 총재는 더블딥에 대한 경고 뒤에 바로 "더블딥이 가장 그럴듯한 전망은 아니지만, 성장 속도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며 "초저금리 정책은 적절하다"고 FRB의 통화정책을 합리화 했다.
문제는 이들이 내민 경고장에 우리 가슴이 철렁한다는 사실이다. 이날 뉴욕증시 하락 여파로 코스피 지수도 1% 이상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 대에 바짝 다가섰다. 좀더 신중하고 냉정해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