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장 "현대그룹 자금, 시장 납득해야"

금융위장 "현대그룹 자금, 시장 납득해야"

김익태, 김지민 기자
2010.12.05 16:02

사실상 현대그룹 자료 제출 촉구...채권단, 1.2조 추가 자료제출 요구

현대그룹과 채권단이 현대건설 인수 자금조달과 관련된 추가 자료 제출을 놓고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자금조달 조건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며 현대그룹을 압박하고 나서 주목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금융연구원과 금융위원회 기자단과의 세미나에서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일을 채권단이 방치하면 과거 대우건설 때와 같은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시장이 납득할 수 있도록 채권단이 적절히 조치할 것으로 기대하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자료 제출과 관련, 금융당국 수장의 첫 번째 입장 표명으로 사실상 채권단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진 위원장은 "대우건설의 교훈은 매각에 있어 자금조달 내용이나 과정이 명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 이었다"며 "과도한 이면계약이나 레버리지 바이 아웃(buy-out) 같은 것으로 인해 매수자의 비용이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하면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그룹과 채권단이 이번 주 추가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또 한 번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이 끝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지루한 소송 공방으로 현대건설 매각이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그룹은 지난 3일 채권단에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대출금 1조2000억 원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대출계약서를 요구했지만, 정작 현대그룹이 제출한 것은 대출확인서였다.

채권단은 대출확인서로는 소명이 충분치 않다는 분위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5일 "현대그룹이 제출한 대출 확인서는 당초 채권단이 요구한 대출계약서와 다르다"며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7일까지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채권단의 추가자료 요청이 불가피해진다. 채권단은 이미 이날까지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5영업일의 시한을 다시 주고 자료제출을 촉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그룹이 끝까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채권단은 법률검토를 거쳐 현대건설 주식매매를 위한 양해각서(MOU) 해지 등 제반 처리 내용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책금융공사는 또 현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동양종합금융증권의 풋백옵션 투자조건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해달라고 감독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다.

풋백옵션은 투자자가 주식 등을 약속한 시점과 가격에 인수자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이는 곧 대출로 현대건설 주식이 담보로 제공됐다면 계약 위반이라는 게 채권단 주장이다. MOU를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여부도 관심거리다. 체결 시한은 6일이다. 약정 체결을 거부하면 현대그룹이 채권단 공동제재를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현대그룹은 현재 채권단의 재무약정체결과 추가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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