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걷은 금융당국, PF發 대란 잠잠해지나

팔 걷은 금융당국, PF發 대란 잠잠해지나

오상헌 기자, 박종진
2011.04.18 15:35

"이대론 공멸" 위기감···삼부토건 해법이 바로미터 될듯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5대 금융지주사 회장과 긴급 회동을 가졌다. 사진=홍봉진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5대 금융지주사 회장과 긴급 회동을 가졌다. 사진=홍봉진 기자

건설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보다 못한 금융당국이 팔을 걷어 붙였다. 방관만 하다간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권까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 금융권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금융당국이 그만큼 현 상황을 급박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PF 올해 만기만 25조···이대로 가단 '공멸'= 건설업계엔 '공포감'이 팽배해 있다. 올 들어 부동산 PF 덫에 걸려 무릎을 꿇은 건설사만 5개(월드건설 진흥기업 LIG건설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다. 시공능력 평가순위 100위권에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만도 29개에 달한다.

건설사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문제가 한층 복잡해 졌다. 위기의 주된 배경은 부동산 경기침체의 장기화. '주택 경기 침체 → 사업성 불투명 → 자금난' 의 악순환 구조다. 현금 보유액이 많은 극소수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곤 PF 대출 이자를 갚기도 버겁다.

그래서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사실상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우량 자산을 담보로 내놓고 만기 연장을 하든 채권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하거나 '흑자 도산'(법정관리)을 택해야 한다. 최근 법정관리를 선택한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이 그런 사례다. PF 사업을 진행 중인 중견 건설사의 태반이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문제는 PF 대란이 끝이 어딘지 아무도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은 모두 25조원 규모다. 은행권이 15조원, 2금융 등 비은행권이 10조원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3조8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2/4분기에 집중돼 있다. '5~6월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다.

◇PF부실 해법찾을까···삼부토건 해법 '바로미터'= 김 위원장이 이날 금융권 '실세 회장'들을 불러 모아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뱉어낸 것도 이 '위기설' 때문이다. 일단 구두 메시지로 경고를 던졌다. 그러면서 금융 본연의 역할을 당부했다. 각 은행이 돈을 대준 PF 사업장의 사업성을 정확히 판단해 정상적인 곳엔 대출 만기 연장이나 신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지침인 셈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은 한발 더 나가 배드뱅크 문제를 거론했다. 부실 PF 채권의 경우 은행이 공동 출자하는 '민간 배드뱅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 '정상'과 '부실'을 확실히 골라내 PF 대란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날 참석한 금융지주 회장들도 큰 틀에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선 PF 부실 문제의 해법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와 만나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처한 건설사는 지원하고 정상화가 가능한 PF 사업장은 대출 만기연장을 해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법정관리를 신청해 놓은 삼부토건의 해법이 1차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고민이 삼부토건에서 비롯된 만큼 만기 연장과 법정관리 철회 등에서 합의를 이루지 않겠냐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미 큰 틀에선 양쪽이 합의한 상태다.

삼부토건이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내놓으면 대주단은 헌인마을 PF사업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 자금을 추가로 대출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신규 대출 자금 규모와 채권 금융회사 분담액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며 "좋은 해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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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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