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PF 만기만 2조, 금융당국 '에이스 칼잡이' 전진배치 "철저한 검사"
올 들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8개 저축은행이 사실상 모두 매각되는 방향으로 결정되면서 나머지 97개 저축은행들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고 리스크 관리로 건전성을 끌어올려야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마땅한 먹거리가 없는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부실도 계속되는 탓이다. 감독당국의 강도 높은 검사로 하반기 추가 영업정지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먹거리 빈곤…정부 '골치'=3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저축은행 수익원 창출을 위한 지원정책(저축은행 먹거리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가닥을 잡은 주요 방안은 여신전문 출장소 설치 규제 완화, 시중은행 수준의 신용평가시스템(CSS) 구축 유도 등이다. 대출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점포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충실한 신용평가체제를 갖추도록 해 개인 신용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저축은행 본연의 임무인 서민 소액대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우선 과거와 달리 인터넷 등에 대출광고가 널려 있는 마당에 출장소 몇 개 더 만든다고 얼마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초 논의됐던 저축은행의 캐피탈, 리스사 같은 여신기관 겸영은 덩치를 키워 리스크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도입할 수도 없다. 비과세 혜택도 과도한 수신확대를 부를 수 있어 쓰기 어려운 카드다. 연일 저축은행의 불법행위가 밝혀지면서 여타 지원책을 내놓기도 부담이다. 관련 대책 발표가 계속 미뤄지는 이유다.
◇하반기에만 저축銀 PF 만기 2조…'IMF 칼잡이' 투입=먹거리 대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저축은행의 위기의식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공언한대로 갑작스런 예금인출사태가 없는 한 당장 상반기에 또 다른 영업정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하반기는 다르다.
먼저 부동산 PF 부실이 뇌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은 623곳의 사업장에 12조2000억원 가량을 대출해줬다. 매각될 부산계열 등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들의 PF 대출규모는 7조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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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이중 오는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저축은행의 PF 금액이 2조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만기연장이 되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PF는 그만큼 신규 부실로 쌓일 수 있다.
감독당국의 검사의지도 강력하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저축은행 문제의 핵심은 대주주의 모럴(도덕성)"이라며 "애초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금융사를 하고 있다"고 말해 강도 높은 검사를 예고했다.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실 저축은행을 솎아낸 다음 '영업정지→새 주인 찾아주기'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이번 금감원 인사에서도 당국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저축은행검사1국장을 맡은 조성목 전 서민금융지원실장은 IMF 외환위기 직후 당시 상호신용금고(저축은행 전신)를 100개 가까이 구조 조정하는 실무를 맡아 'IMF 칼잡이'로 불린다. 조 국장은 "원칙에 따라 철저한 검사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