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굳이 그런 리스크를 안고 대출을 해야 합니까."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서민금융 현장 점검에서 만난 원주의 한 상호금융회사 대출 담당 부장의 말이다.
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의 경우 보증료율이 85%로 부실이 나면 대출의 15%를 금융회사가 떠안아야 하는데, 굳이 대출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신협,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회사들은 6~10등급 또는 연소득 2600만원 이하의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인 '햇살론'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대출 수요 부족과 함께 취급회사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실적이 급감한 상태다.
간담회에서 상호금융회사 관계자들은 "신용등급이 하위에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대출을 하는데 리스크가 크다", "대손 때문에 까다롭게 할 수밖에 없다" 등 불만을 쏟아냈다. 보증료율을 기존 85%에서 100%로 올려달라는 건의도 잇따랐다. 보증 100%를 받아야 대출을 하겠다는 것이다.
서민금융에 대한 상호금융회사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나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상호금융회사들은 애초 서민들과 중소기업 등 서민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규제 등도 다른 금융회사들보다 덜 받는다. 그런데 정작 서민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리스크 관리'를 내세우면서 '나몰라라' 하는 것이다.
물론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자본 건전성을 위해 리스크 관리가 동반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햇살론'의 경우 이미 신용보증기금에서 85%를 보증한다.
또 나머지 15%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감안해 금리를 책정한다. 상호금융회사의 담보대출 금리는 6%~7%대지만 햇살론의 금리는 10%~11%로 금리차가 4%~5%에 이른다.
상호금융회사들의 호소(?)가 이어지자 당국은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상호금융회사들의 태도 변화다. 상호금융회사들은 본래 역할을 되짚으면서 '지역주민들이 잘 돼야 지역이 살고, 금융회사도 같이 성장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