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신용카드사 개인정보 관리의 '모순'

[현장클릭]신용카드사 개인정보 관리의 '모순'

정현수 기자
2012.03.2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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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고객정보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회원가입 과정에서 무분별한 개인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카드사들의 반응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억울하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내용을 뜯어보자.

우선 카드사들의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금융감독원의 지적에 따라 카드 발급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을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실제로 카드를 발급 받아보면 깨알 같은 글씨로 각종 공간에 동의여부를 체크하도록 하고 있다. 회원 약관, 개인정보 조회 동의서, 개인정보의 제공에 관한 사항 등이다. 이 중에서 회원들이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선택적인 개인정보의 제공 사항이다.

마케팅 등의 목적으로 회원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공유를 막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최소한 카드를 발급받을 때는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원칙은 곧 무너지고 만다. 실제로 카드를 발급받을 때 선택적인 개인정보의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카드사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다. 회원들은 습관적으로 모든 공간에 '동의한다'고 체크할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회원가입 과정에서 일어난다. 카드 소지자들은 대부분 온라인 회원가입을 하게 된다. 카드 결제내역을 확인하거나 결제대금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카드사들도 이 같은 목적으로 웹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온라인 회원가입 과정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온라인 회원가입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온라인 회원가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원천적으로 온라인 회원가입이 되지 않도록 했다. 제휴 항목과 위탁 항목을 분리해서 동의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규정 역시 어겼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카드를 발급받을 때는 정보제공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지만, 온라인 회원가입 과정에서는 정보제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카드 소지자들이 온라인 회원절차를 밟고 있음에도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결국 금융당국이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내놓았던 다양한 대책들도 무용지물로 전락해버린다. 법적인 문제를 벗어나서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누군가는 카드 우수고객이라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권유받고 있을지 모른다.

이를 원하지 않는 직장인들의 경우 불쾌한 기분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숱한 대책이 나왔음에도 이 상황만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카드사들의 항변, 고객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주장에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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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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