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퇴출 확정 저축은행 본사 가보니

금융감독원이 부실저축은행들에게 영업정지 등 경영개선명령을 내린 6일, 각 저축은행 본사 앞은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지난해 2월 부산저축은행 퇴출, 같은해 9월 토마토저축은행 퇴출 소식이 알려진 직후, 예금자들이 몰려 항의가 빗발쳤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금감원이 6개월 간의 영업정지 명령을 내린 첫날, 솔로몬저축은행, 미래저축은행, 한국저축은행 등 세 곳을 찾았다. 퇴출 확정 발표가 나기 전부터 알려졌기 때문인지 지난해 2월, 9월과는 달리 예금자들이 몰리는 등의 광경은 볼 수 없었다. 영업정지 명령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 4일 퇴출 소식을 접한 상당수의 예금자들이 돈을 인출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다만 미처 소식을 듣지 못했다가 뒤늦게 알고 찾아와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솔로몬저축은행 본점. 굳게 닫힌 유리문에 붙은 공고를 살펴보던 한 예금자는 "며칠 전 은행 회장이 퇴출대상임을 밝히면서 위기를 알게 됐다"며 "처음 돈을 맡길 때는 제2 금융권이라도 업계 1위이기 때문에 영업정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5000만원 한도 이내인 4000만원을 입금해 걱정은 안한다"고 덧붙였다.
이 은행의 직원들은 정문 뒷편 주차장을 통해 출입하고 있었다. 이곳의 경비 직원은 "아무 것도 모른다"면서도 "원래는 주말에도 주차장은 폐쇄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그는 직원들이 오고갈 때마다 자동식 셔터문을 여닫으며 외부 출입을 통제했다.
남은 일을 처리하러 왔다는 한 직원은 "영업 정지가 됐으니 회사차 등을 반납하고 정리해야 한다"면서 "미리 퇴출 대상임을 알려 고객들이 인출할 시간을 드렸다"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종로구 을지로2가에 위치한 한국저축은행 로비에는 직원 두 명이 앉아 '가지급금 지급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었다. 한 직원은 "(영업정지 전 마지막 영업일인) 지난 4일 예금자들이 돈을 많이 찾아가 오늘 방문한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직원들이 다 나와서 남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은행은 오는 10일부터 2개월 동안 가지급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일부 고객은 뒤늦게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달려오기도 했다. 미래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사실을 알고 서초구 본점을 찾았다는 한 고객은 "내일이 만기인데 하루 남기고 영업정지를 당했다"며 "2000만원이라 예금자 보호가 돼도 당장 돈을 써야하는데 묶여버려서 걱정"이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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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은행이 이곳에 오래 있었고 전에도 정기예금을 넣고 찾은 적이 있어 믿었다"며 "어쩐지 이율이 높더라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은행 공고에는 가지급금 수령 가능 날짜가 공란으로 돼 있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들 저축은행들이 모두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6%가 적정선인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은 한국, 미래, 한주저축은행이 1% 미만, 업계 1위인 솔로몬 저축은행도 4%대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이들 저축은행 네 곳에 45일 이내에 자기자본비율을 5%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금을 증액하라고 공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