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 몰락… 업계 지형도가 바뀐다

대형 저축은행 몰락… 업계 지형도가 바뀐다

정현수 기자
2012.05.07 13:44

2010년 말 기준 '톱5' 저축은행 모두 영업정지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여파로 저축은행 업계 전반적으로도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지각변동의 핵심은 대형 저축은행의 몰락이다. 저축은행의 얼굴마담 역할을 했던 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서 지난 6일부터 영업정지됐다. 자산규모 2~3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 중 상당수도 금융당국의 칼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기준 자산순위 5위권 안에 들던 저축은행 모두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됐다. 당시 자산순위 '톱5' 저축은행은 솔로몬, 토마토, 제일, 부산, 부산2 순서였다. 솔로몬저축은행이 당시 자산 5조3596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고, 나머지 저축은행들도 모두 자산 3조원 이상이었다.

대형 저축은행의 몰락은 부산저축은행에서 시작됐다. 당시 업계 4위권의 부산저축은행은 부실저축은행으로 드러나 지난해 2월 영업정지됐다. 업계 5위의 부산2저축은행 역시 곧이어 퇴출됐다. 업계 2, 3위였던 토마토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를 받고 영업정지됐다.

이들의 빈자리는 현대스위스, HK, 경기, 한국, 진흥, 미래 등 중견급 저축은행들이 채웠다. 중견급 저축은행들이 상위권 저축은행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미래도 영업정지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이번에 퇴출됐다.

무엇보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받은 이후 사옥 매각 및 유상증자, 자회사 매각 등 자구 노력을 보이며 회생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부실이 드러나며 영업정지됐다. 대형 저축은행 몰락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살아남은 저축은행들의 상황도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업계 1위로 올라선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증자를 통한 외자유치 등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자회사인 현대스위스3저축은행의 지분 30%를 KG케미칼에 넘기기도 했다.

업계 3위로 부상한 경기저축은행은 한국저축은행 영업정지의 여파를 받게 된다. 경기저축은행은 한국저축은행의 손자회사다. 한국저축은행은 자회사인 진흥저축은행을 통해 경기저축은행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업계 4위가 된 진흥저축은행도 모회사 영업정지의 여파를 걱정하고 있다. 그나마 우려했던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은 것에 안도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믿었던 대형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 영업정지 됐던 대형 저축은행들은 금융지주에서 인수하며 그나마 명맥은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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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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