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태, 규제개혁위원회가 화 키웠다?..책임론 부상

동양 사태, 규제개혁위원회가 화 키웠다?..책임론 부상

김진형 기자
2013.10.09 06:00

계열사 CP 판매 금지 규정, 규개위에서 지연…유예기간 늘어나고 2년 후 일몰 권고

(서울=뉴스1) 양동욱 기자 = 동양 채권 CP 피해자모임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성북동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서울=뉴스1) 양동욱 기자 = 동양 채권 CP 피해자모임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성북동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 규제개혁위원회도 논란의 대상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동양증권(5,190원 ▼200 -3.71%)의 계열사 기업어음(CP) 판매를 금지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 심사를 통과하는데 3개월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또 규개위 심사를 거치는 동안 개정안은 3개월 유예 후 시행에서 6개월 유예 후 시행으로 변경됐고 그나마도 2년 후 폐지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8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증권사가 계열회사가 발행한 투자부적격등급의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고위험채권에 대한 투자권유 등 판매를 금지하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이 규개위를 거치면서 시행이 늦춰졌고 결과적으로 투자자 피해를 늘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개정안은 사실상 동양그룹을 겨냥한 규정으로 회사채 및 CP로 부채를 돌려막아 온 기존의 방식을 금지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동양그룹 자금난의 방아쇠인 셈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5일 규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2013년 초에는 개정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규정 개정이 완료된 시점은 올해 4월이다.

금융위가 입법예고를 끝내고 규개위에 개정안을 넘긴 시점은 1월, 규개위를 통과한 것은 3월29일이었다. 규개위에서 약 3개월이 묶여 있었던 것. 실제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은 3월15일에야 규개위 전체회의에 상정됐고 한차례 의결이 보류되기도 했다.

게다가 개정안은 규개위를 통과하면서 시행이 6개월 늦춰졌다. 당초 금융위 안은 3개월 유예였다. 또 규개위는 이 규정을 2년간 한시적(규제일몰 2년)으로 적용할 것을 권고해 통과시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에는 펀드 판매회사의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 판매비율을 5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이 포함돼 있었고 이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컸다"며 "증권사의 계열회사 고위험 채권 판매 금지도 규개위 내에서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규개위 회의록에는 "한시적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자 보호, 독립계 운용사 기회 보장 등은 시장규율 강화, 금융회사 검사·감독의 실효성 제고 등을 통해 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규제 일몰(2년)을 권고함"으로 기재돼 있다.

증권사의 계열사 고위험채권 판매는 시장규율과 금융감독의 문제로 풀어야지 규제로 해결할 사항이 아니라는 얘기다. 동양그룹 사태가 현실화된 이후 금융권과 시민단체에서 제기하고 있는 '더 빨리 규제했어야 했다'는 주장과는 동떨어진 판단이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 소속 김기식 의원(민주당)은 지난 4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당초 금융위의 개정안은 3개월 유예 후 시행이었는데 규개위 심의 과정에서 6개월 유예로 변경된 이유가 청탁이나 로비를 받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규개위를 거치는 과정에서 시행이 지연돼 감독당국의 대응이 늦어진 것은 사실인 만큼 규개위에서 3개월이나 묶여 있었던 이유, 유예기간이 6개월로 변경된 이유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내용이 확인되면 국정감사에서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회 답변에서 "(6개월 유예기간 부여는) 동양그룹 자체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었고 당시 판단으로는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CP의 절벽효과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실제로 3개월 유예보다 6개월 유예로 인해 동양그룹의 CP 발행 잔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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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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