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1조원 정기예금형 신탁, 예금자보호 거의 안된다

[단독]81조원 정기예금형 신탁, 예금자보호 거의 안된다

이학렬 기자
2017.01.11 05:41

중국 본토 지점 가입 위안화 예금신탁·SPC 통한 고금리 예금신탁 예금자 보호 불가능

빠르면 올해 말부터 예금자대상에 금전신탁 편입 예금이 포함되지만 81조원 규모의 정기예금형 특정금전신탁 중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신탁은 일부에 그칠 전망이다. 정기예금형 신탁 중 국내 지점이 아닌 해외 은행에 직접 가입한 예금과 SPC(특수목적법인)를 통해 가입한 예금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입한 정기예금형 신탁이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금전신탁 편입 예금을 예금보호대상에 포함하기로 하고 관련 법령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올 4분기 중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와 예보는 금전신탁 편입 예금의 실질적 예금주가 개인이므로 소액예금자 보호 측면에서 이를 보호하기로 했다. 유사한 신탁상품인 퇴직연금 및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편입된 예금이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과 형평성을 맞출 필요도 있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특정금전신탁 351조3000억원 중 정기예금으로 운용되는 정기예금형 신탁은 81조3000억원으로 제도가 개선되면 많은 소액예금자가 보호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정기예금형 신탁 81조3000억원 중 보호받을 수 있는 신탁은 극히 일부일 것으로 보인다. 정기예금형 신탁은 금리가 높은 위안화 예금신탁이 많은데 신탁계좌가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이 아닌 본토 지점에서 위안화예금에 가입하면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없다.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은 예금자보호를 받는 부보금융기관이지만 중국 본토 지점은 부보금융기관이 아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6개 중국계 은행 국내 지점의 외화예수금은 8조8400억원에 불과하다.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 외화예수금이 모두 위안화 예금신탁 자금이라고 가정해도 많은 위안화 예금신탁이 보호받지 못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형 신탁 중 절반 이상이 예금금리가 높은 위안화 예금으로 추정된다”며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을 통해 위안화예금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 본토 지점을 통해 가입한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고금리를 주기 위해 만든 SPC를 통해 가입한 예금신탁도 보호받지 못한다. 예금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높다. 하지만 최근 고객들은 1년 이상 장기 예금을 원하지 않는다. 이같은 불일치를 보완하기 위해 증권사는 SPC를 만들어 만기가 긴 예금을 편입하고 만기가 짧은 CP(기업어음)를 발행해 고객에게 판매하는데 정기예금형 신탁 중 상당수가 이같은 CP를 편입하는 예금형 신탁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예보 관계자는 “국내 금융기관에 편입된 금전신탁예금을 예금보호대상에 포함하려고 하는 것이지 부보금융기관이 아닌 외국 은행 등에 직접 가입한 예금신탁까지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기예금형 신탁 중 예금자보호가 가능한 신탁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또 어떤 정기예금형 신탁이 예금자보호 대상인지도 알기 어렵다. 신탁은 개별 고객별로 상품이 만들어지고 특성상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회사는 신탁에 어떤 금융상품을 편입했는지 등을 온라인으로 알릴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전신탁 편입 예금이 예금자보호 대상이 되더라도 개별 신탁별로 예금을 편입하는 방법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예금신탁인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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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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