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지방하는 지방은행의 '투트랙 활로'

탈지방하는 지방은행의 '투트랙 활로'

양성희 기자
2020.10.13 12:11

[MT리포트-지방은행 생존법]디지털 격변기 대응하면서 해외 진출 모색

[편집자주] 지방은행의 현실은 코로나19와 제조업 위축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 그로 인한 연체율 증가와 이익감소로 요약된다. 여기에 인구감소로 인해 미래의 존립근거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는 곧 지방은행의 위기가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금융지주 상반기 성적은.../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지방금융지주 상반기 성적은.../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지방금융그룹이 살 길을 찾는 방식은 ‘투트랙’이다. 지방 중소기업과 함께 일어나고자 지역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한편 영업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는 ‘탈(脫)지방’에 힘쓴다. 탈지방 전략의 양대 축은 디지털과 글로벌이다. 아울러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일에도 주력한다.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DGB금융그룹은 올 들어 지역밀착사업에 집중했다. 상반기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무섭게 번지면서 지역 경기가 어느 때보다 울상이었기 때문이다. ‘지역이 무너지면 지역금융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게 김태오 DGB금융 회장의 지론이다. DGB금융은 대구은행을 앞세워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애썼다. 그 결과 2분기 13.6%의 대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연체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1%P 개선한 0.52%를 기록했다. 대구은행은 영업점에서 긴급생계자금 지원 신청서를 받고 행정복지센터에 직원 절반을 파견하며 공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 5~7월 중소기업 지원 차원에서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를 은행권 최저 수준인 1.85%로 정했다. DGB금융은 이처럼 코로나19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상반기 선방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이 ‘퍼 주는’ 기능을 하는 동안 하이투자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잘 싸워준 덕분이기도 하다. 특히 하이투자증권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3% 늘었다.

일찍부터 은행,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BNK금융도 마찬가지 전략을 쓰고 있다. BNK금융은 부산·경남 지역 안에서 디지털 영업 경쟁력을 키우는 일에 한창이다. 시니어 고객도 많아 온·오프라인의 조화를 추구한다. 기존 은행 영업점을 스마트하게 변신하게 하는 방식이다. 부산은행은 ‘미래형 영업점’으로 이름을 단 디지털 점포 확장에 힘쓴다. 오프라인 영업점에서도 스마트 기기로 웬만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은퇴세대로 구성한 ‘시니어 서포터즈’를 배치해 디지털 소외계층이 생겨나지 않도록 했다. BNK금융은 디지털과 함께 글로벌도 핵심 과제로 삼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지만 상반기 부산은행은 중국 난징지점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하반기엔 BNK캐피탈을 앞세워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디지털 금융을 도입하면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비은행부문도 잘 다져 놓고 있다. BNK금융은 지방금융지주 중 종합금융의 포트폴리오가 가장 탄탄하다고 여겨진다.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는 올 상반기 21.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P 올랐다.

JB금융은 글로벌 성과가 빛난다. 지난 4월 베트남 ‘모건스탠리 게이트웨이 증권사’를 품고 광주은행 자회사로 편입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간판을 ‘JB증권 베트남’으로 바꿔달았다. 이로써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JB우리캐피탈 미얀마 현지 법인과 함께 ‘동남아 금융벨트’를 탄탄히 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실적 개선도 이뤘다. 2분기 순이익은 55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7.5% 늘었다. JB금융은 한때 수도권에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영업망을 넓히기도 했다. 2분기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면 광주은행의 수도권 비중은 34.6%, 전북은행의 경우 22.6%다.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터라 요즘엔 지역밀착 경영에 다시 집중하는 분위기다. 올해 통합연차보고서에서 밝힌 7대 지속가능경영 지향점엔 ‘지역사회 가치창출’, ‘지역사회 나눔’이 포함됐다. 언택트 경쟁력도 입증했다. JB우리캐피탈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면서다. 언택트를 비롯한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면서는 젊은 직원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었다. 과장급 이하 직원들로 ‘디지털 커뮤니티’를 구성해 디지털 전반과 관련한 주제로 스터디할 수 있게 지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글로벌에서 답을 찾는 지방은행의 해법도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만 지방은행은 기반으로 삼고 있는 지역을 외면할 수 없어 코로나 시대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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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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