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보험 청구 간소화' 의료계 반대 속 유권해석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간소화 입법에 대해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이 보험회사에 환자의 진료비 관련 기록을 전자문서 형태로 보내는 것이 의료법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관련한 입법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법무공단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의뢰한 ‘의료기관이 보험사와 중계기관에 환자에 관한 자료를 보낼 수 있는지에 여부’에 관한 법률자문 요청에 대해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른 청구대상이 진료기록부 등이 아닌 의료비 증명서류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의료법과 충돌하거나 위헌으로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회신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가입자가 병원에서 진료받은 후 보험금을 타기 위해 진료 관련 자료를 의료기관에 요청하면 의료기관이 직접 보험사에 전산으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가입자가 병원에서 종이서류를 발급받아 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팩스나 우편 등을 통해 보험사에 보내야 한다.
그동안 의료계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민간 보험사와 가입자 간 사적인 계약에 대해 의료기관이 서류 전송 업무를 하는 것이 부당하고, 환자의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도 민형배 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사적인 계약에 대해 의료기관에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의료계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복지부도 같은 맥락에서 환자의 진료 관련 서류를 보험사에게 전송하는 것이 문제가 없냐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법무공단은 “의료법 제21조는 전자문서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환자 또는 환자가 지정하는 대리인이 기록의 내용을 확인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는 보험사 등에 대리권을 수여해 자신의 진료비 관련 기록을 보험사 등이 의료기관으로부터 전자문서 형태로 지급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보험업법 개정안이 청구주체를 본인 한정에서 대리인 등으로 확대한 것은 현행 의료법 21조 내용 중 의료비 관련 서류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정도로 해석 가능하다”며 “의료법 21조와 충돌하거나 위헌으로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법률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도 의료기관이 환자의 보험금 청구를 위한 서류를 보내주는 것은 타당한 업무라는 견해다. 지난 3월 개정·신설된 의료법 제21조 제5항에서는 ‘의료기관은 환자 요청시 동 기록을 전자문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확인하게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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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전자서류를 전송하는 대상이 보험사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진료 증명서류인데 종이서류를 발급하는 것은 병원의 업무이고, 전자서류를 전송하는 것은 업무가 아니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의료법 상으로도 환자가 원하면 전자서류를 대리인에게 보내주는 것은 업무 대행이 아닌 본연의 업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