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보험', 개인사업자 가입 못한다…기존 상품 즉시 판매 중단

'CEO 보험', 개인사업자 가입 못한다…기존 상품 즉시 판매 중단

이창섭 기자
2024.12.24 11:00

환급률 전 기간 100% 이내 제한 등 상품구조 개선…'절판 마케팅' 차단

경영인정기보험 상품구조 개선 방안/그래픽=윤선정
경영인정기보험 상품구조 개선 방안/그래픽=윤선정

앞으로 개인과 개인사업자는 경영인정기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차익거래를 유발했던 과도한 환급률은 전 기간 100% 이내로 제한되며 장기 유지 보너스는 사라진다. 금융당국은 기존 상품의 판매를 즉시 중단해 절판마케팅을 차단했다. 개선된 상품 구조를 따르지 않는 보험사에는 향후 검사를 진행하고 법에 따라 제재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경영인정기보험 상품 구조의 지침을 제시하는 감독행정을 전날 배포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경영인정기보험에서 불완전판매와 이로 인한 고객 피해가 지속되자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보험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을 벌였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경영인정기보험 상품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감원은 앞서 보험사에 자체 시정 기회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경영인정기보험을 둘러싸고 과당경쟁과 불완전판매 등 불건전 영업 행위가 지속되자 직접 상품 구조에 개입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영인정기보험은 중소기업이 경영진 사망에 대비하고자 CEO(최고경영자) 등을 피보험자로 해 가입하는 보장성 상품이다. 하지만 취지와 맞지 않게 차익거래와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상품으로 변질됐다. 판매 수수료 일부를 가입자에게 특별이익으로 제공한 것과 해지 시 원금 손실이 전혀 없다며 '절세목적 저축상품'이라고 판매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상품 구조 개선에 따라 앞으로 경영인정기보험 환급률은 전 기간 100% 이내로 제한된다. 장기간 가입을 유지하면 적용되는 보너스는 상품 설계에서 금지된다. 가입 기간이 지날수록 보험금이 증가하는 체증률은 10년 이후 5~10% 수준으로 설정된다.

경영인정기보험은 초기 환급률이 높은데 5년 납입 시점에서 93%에 달한다. 7년 시점에서 98%, 10년에선 100%가 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수수료와 장기 유지 보너스 등을 더하면 환급률은 120~125%까지 오를 수 있다. 납입 보험료보다 환급금이 더 많아지는 차익거래가 발생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을 판매한 설계사가 수수료를 가입자에게 조금만 나눠주면 납입 보험료를 상회하게 된다"며 "가입자 입장에서 중간에 해지해 환급금을 받으면 손실이 없기에 만기까지 유지할 요인이 없어 보장성 상품의 구조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사업자와 개인에게 경영인정기보험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절세 효과'를 내세운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서다. 경영인정기보험은 납입한 보험료를 전액 비용 처리할 수 있어 법인세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개인과 개인사업자에게도 '절세가 가능하다'며 속이고 판매한 경우가 많았다. 전체 경영인정기보험 판매 실적에서 개인과 개인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보험 만기를 현실적인 근무 가능 기간을 고려해 CEO 나이 90세로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 경영인정기보험은 만기를 CEO 연령의 100세 또는 110세 등 초고령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있었다. 만기가 늘어나면 보험금도 증가해서다.

감독행정 시행으로 앞서 설계된 경영인정기보험은 즉시 판매가 중단된다. 금감원은 감독행정을 어긴 보험사가 있다면 검사를 진행하고, 위법 행위 발견 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행정이 배포된 어제(23일) 기준으로 이미 가입 설계가 진행 중이던 계약에 한해서만 인수가 가능하도록 해 판매 제한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절판마케팅 부작용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감독행정 적용 이후 불공정영업 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감소하고, 경영인 공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 걸맞은 개선된 보험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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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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