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도 털릴 뻔…보이스피싱 대책, 금융사-소비자 '윈윈'

금융지주 회장도 털릴 뻔…보이스피싱 대책, 금융사-소비자 '윈윈'

김도엽 기자, 권화순 기자
2025.07.10 17:20
5대 은행 보이스피싱 자율배상 현황/그래픽=윤선정
5대 은행 보이스피싱 자율배상 현황/그래픽=윤선정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은행들이 일정금액까지 무과실 배상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제도 도입이 금융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사 입장에서 재원의 부담은 있지만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더 클 것이란 의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인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자율배상제도)는 국내 대형 금융지주 A회장이 제안한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지인들이 보이스피싱에 연달아 피해를 입자 A회장이 직접 금융당국에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금융지주 B회장은 직접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할 뻔 했다. 본인 휴대폰으로 전송된 외부 링크 URL을 눌러 악성 코드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범이 알뜰폰을 만들어 대출을 일으킨 뒤 자금 인출을 시도했으나, 이를 알아차린 B회장이 은행에 지급정지를 신청해 실제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대형금융지주 회장들까지 피해 위험에 노출될 만큼 보이스피싱이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고 있다. 금융회사 등이 사후 구제에 나서고 피해 정보 집중을 통해 사기 의심거래를 사전 차단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이는 은행 등의 금융 산업 전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이 실제 부담하는 비용보다 피해를 적극 보상해줌으로써 얻는 브랜드 이미지 등 무형의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이다.

E은행 소비자보호부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신뢰도가 떨어지면 은행의 자금 유출도 발생할 수 있어 피해를 적극 보상해준다면 은행 브랜드 인식도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별 전체 고객 대상 보이스피싱 무료보험 가입 현황/그래픽=임종철
은행별 전체 고객 대상 보이스피싱 무료보험 가입 현황/그래픽=임종철

실제 카드업계의 경우에는 모든 회사가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타 금융업권보다 부정거래 방지에 관한 신뢰도를 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5조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사기이용계좌와 피해의심거래계좌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카드업권을 제외한 타 금융업권에서는 해당 조문을 보수적으로 해석해 회사 간 정보공유가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AI를 결합한 전 은행권 공통의 FDS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선의의 피해자를 막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금 정산 등의 경우 전혀 거래가 없던 소비자 간에도 거액의 거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거래까지 차단되지 않도록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C은행 소비자보호부서 관계자는 "범정부 차원에서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통신사들도 들어와 정보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라며 "지속적인 딥러닝을 통해 이상정보에 대한 적중률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대국민 교육과 홍보가 해결책이라는게 금융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D은행 소비자보호부서 관계자는 "은행들이 아무리 보이스피싱이라고 말해도 소비자들이 믿지 않으면 금융권에서 보이스피싱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라며 "예를 들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 홍보같은 전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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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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