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재발급·과징금 등으로 수백억원 비용 예상
대규모 탈회,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인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2014년 때도 회복하는 데 2~3년…어려움 클 것"

롯데카드가 해킹 사태 여파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수습 과정에서 순익과 자산건전성에서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이 빠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신용도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고객 신뢰와 영업기반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발생한 해킹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최소 수백억원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비밀번호와 CVC가 유출된 28만명 회원의 카드 재발급 비용만 약 5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8만명은 부정사용 거래 가능성이 있기에 롯데카드는 이들 회원에게 카드 재발급을 즉시 진행하고 차년도 연회비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평균 연회비를 2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56억원, 연 30만원짜리 프리미엄 카드 등도 생각하면 재발급 비용은 이보다 높아질 수 있다. 297만명 정보 유출 고객 전원에 제공할 무이자 10개월 혜택에도 상당한 비용이 수반될 전망이다.
해킹 사태 책임으로 부과될 과징금 규모도 부담이다. 신용정보법이 적용되면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 시 과징금 상한이 50억원이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된다면 전체 매출 3% 이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지난해 롯데카드 매출은 2조7000억원으로 이론상 최대 810억원 과징금이 부과된다. 가장 최근 사례인 SK텔레콤의 경우 매출 1% 수준에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를 똑같이 적용하면 롯데카드 과징금 규모는 270억원이다.
대규모 회원 이탈도 예상된다. 2014년 터진 카드 3사(KB국민·농협·롯데)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는 사고 발생 이후 한 달간 해지 신청률이 9.7%였다. 카드 고객 10명 1명이 회원을 탈퇴한 것이다. 이번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선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신용정보까지 유출돼 심각성이 더 크다. 영업정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신전문금융법에선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영업정지 기간을 최대 6개월로 규정한다. 2014년에도 카드 3사는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로 인해 영업기반이 크게 위축됐다.
롯데카드는 2019년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그룹 지원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다른 전업 카드사 대비 낮은 'AA-'(안정적) 신용등급을 받았다. 회원 탈퇴가 대규모로 이어진다면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기준 롯데카드의 신용판매 시장 점유율은 약 10%다. 신평사 기준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이 5% 이하로 떨어지면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실제로 신용평가 3사는 잇달아 롯데카드 신용등급 변동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냈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롯데카드에 확정적으로 부과되는 과징금·과태료 금액과 부정 사용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실적 악화 요인이 맞물리면서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회원 이탈과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고객 기반 축소 가능성이 신용도에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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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는 이미 지난 상반기 팩토링(786억원)과 홈플러스(793억원)발 부실 채권으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8% 감소한 416억원을 기록해 업계 꼴찌로 내려 앉았다. 앞으로 회원 기반과 영업력 회복을 위해 마케팅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014년 카드 3사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이후 회복하는 데만 2~3년이 걸렸다"며 "롯데카드는 그때 이후로 이번이 2번째 정보유출 사태이고, 대주주도 대형 금융지주가 아니어서 회복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