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판매 ETF 98%가 1~2등급…수수료 수익 5500
고위험 상품일수록 판매심의 절차 기준↑…절차이행 여부 도마

은행들이 위험등급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상품을 판매해 막대한 수수료이익을 쌓았지만 동시에 불완전판매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판매시 상품구조 및 수수료 등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는지는 물론 위험등급이 높을수록 은행에서 판매 상품으로 내세우기 적절한지를 꼼꼼히 살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에서 1~6월 판매한 ETF 가운데 투자위험등급 1등급(매우 높은 위험)인 상품의 비율이 평균 57%로 집계됐다.
국내에선 주식형 ETF에 수요가 쏠리면서 과거부터 은행 신탁 판매 비중에서 위험등급이 1~2등급이 차지한 비율이 높았다. 특히 올해 들어 이같은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1~2등급 비중이 2024년 76%, 지난해엔 87%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98%로 뛰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증시가 활황을 띤 가운데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 'TIGER 반도체TOP10'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HANARO Fn K-반도체' 등 주식 테마 ETF를 중심으로 판매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은행권이 벌어들인 ETF 신탁판매 수수료 수익도 급증했다. 일부 은행은 투자위험등급이 높을수록 수수료를 더 많이 받는 구조다. 비대면 가입 기준 국민은행은 1·2등급 상품에 대해 선취수수료 1.0%를 받고 있는 한편, 4등급(보통위험)에는 0.8%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1·2등급 0.8%. 4등급 0.5%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2등급의 경우 0.8% 수수료를 받고 4등급에선 0.3%를 수취한다.
고위험 상품 판매가 늘면서 관련 수수료 이익도 불어났다. 5대은행이 올해 1~6월 ETF 신탁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수익은 5488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연간 수수료 1814억원의 3배를 웃돈다.
문제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인 만큼 불완전판매 리스크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위험등급이 높을수록 판매 상품 등재 전 거쳐야 할 내부심의가 까다로운데, 이를 제대로 충족했는지가 관건이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은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통해 위험등급 1~3등급 상품의 판매 여부를 심의해야 한다.
내달 금융감독원이 각 은행의 ETF 판매 현황을 점검키로 하면서 투자위험등급이 높은 ETF에 대해 불완전판매 정황이 적발될 경우 은행권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과거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처럼 배상 이슈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순히 위험등급이 높은 상품을 팔린 것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위험등급이 높을수록 소비자에게 판매권유를 적절하게 했는지를 더 세심히 살펴볼 의무가 있어 관련 내부통제 절차가 검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