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금지된 '조제분유' TV광고, 내년에 푼다

20년 금지된 '조제분유' TV광고, 내년에 푼다

성세희 기자
2011.12.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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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경제정책방향]내수 촉진 빌미로 종편에 특혜?..'모유 권장정책' 배치

1981년 세계보건기구(WHO)에 가입한 120여개 국가는 생후 6개월 미만 영아가 먹는 '조제분유' 광고를 금지하자는 국제규정에 합의했다. 모유수유가 필요한 시기에 공중파방송에서 광고를 남발하면 자칫 산모의 판단력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WHO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모유수유를 권장하기 위해 1991년부터 분유 광고를 금지했다. 현재 TV광고로 나오는 분유 광고는 6개월 이상 영유아가 먹는 성장기용 조제식이다. WHO는 가급적 6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아기에게도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한데 정부가 20년 넘게 지켜오던 이 같은 모유수유 권장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201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조제분유'와 '먹는 샘물' 방송광고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시장 선진화 차원에서 그동안 금지해 온 품목에 대한 방송광고를 풀어 광고시장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업무계획을 통해 방송광고 가능한 품목에 샘물 등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가 내놓은 이번 방침은 방통위가 내세운 방송광고 완화 기조에 화답한 셈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분유와 먹는 샘물 외에도 현재 방송광고 금지 품목 가운데 완화할 조항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칫 조제분유 광고를 푼다면 분유가 모유보다 좋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손문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정부가 나서서 분유 광고 규제를 풀어준다면 산모의 판단력이 흐려져 모유수유를 꺼릴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1970년도 이후 지나친 분유 광고로 모유수유 비중이 급격히 하락했다가 최근에서야 40%대로 겨우 올라선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허용하는 성장용 조제식 광고도 산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규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분유광고를 푼다는 건 모유수유 권장 정책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현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도 "유럽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분유 광고를 금지하고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추세"라며 "정부가 광고 시장을 넓혀 종편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건강권을 담보로 규제를 완화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현행 '방송광고 심의규정' 42조가 금지한 광고금지 품목은 담배 및 흡연 제품, 도박 등 사행행위, 음란물, 조제분유·조제우유, 기부금품 모집, 알코올 17도 이상인 주류 등 14개이다. 먹는 샘물은 지상파 방송에서 광고 금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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