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은 노동 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명확히했다. 공장 신설이나 증설, 이전,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도입 결정도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실행 과정에서 근로조건 변화가 객관적으로 예상되면 관련 사항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지난 2월 발표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을 바탕으로, 노동쟁의 대상과 관련한 판단 기준과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동부는 이를 단체교섭과 노동쟁의 조정, 쟁의행위, 부당노동행위 사건 처리 등의 판단 기준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먼저 회사의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과 연동한 경영성과급 요구는 의무적 교섭 대상이나 조정·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명확히 했다.
기업의 이익은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배당 등에도 쓰이는 만큼 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미리 배분하도록 하면 기업의 경영 판단을 제약하고 주주·채권자·국가 등 제3자의 권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을 구간별로 나눠 기본급의 일정 비율이나 배수를 지급하는 방식도 실질적으로 기업이익과 연동된다면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반면 기업이익과 연동하지 않고 정액이나 기본급·연봉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성과급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노조가 요구 자체를 못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경영 본질적 사항도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미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을 노사 합의로 시행해 온 기업의 기존 협약도 이번 지침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공장 신설·증설이나 이전, 사업 매각·인수, AI 등 신기술 도입 결정 자체도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다. 어떤 사업에 투자할지, 공장을 어디에 지을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지 등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경영 판단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다만 그 실행 과정에서 인력운영 방안 등이 구체화돼 근로조건 변화가 객관적으로 예상되면 관련 사항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예를 들어 공장 신설·이전 결정 자체에 대한 반대는 교섭 대상이 아니다. 반면 정리해고·배치전환 계획이 발표되거나 신규 공장의 인력운영 계획이 구체적으로 추진·결정되고 있다는 사실이 사내 공지나 노사협의회 자료 등을 통해 확인되면 근무지·직무 변경에 따른 배치전환, 근무형태 변경, 이주비 지원 등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업 매각·인수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매각 결정 자체에 대한 반대나 매각 조건에 개입하는 요구는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고용승계 범위나 정리해고 등 인력운영 계획이 구체화되면 고용안정 대책과 기존 근로조건 유지는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AI 등 신기술 도입 역시 도입 결정이나 이에 대한 반대는 교섭 대상이 아니다. 다만 도입 이후 업무 내용·방식이나 고용에 관한 구체적인 변화가 예상되면 관련 근로조건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노조가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닌 사안을 계속 주장하면 노동위원회가 행정지도에 나설 수 있다. 또 쟁의 행위 대상이 아닌 사항을 주목적으로 쟁의에 나서는 경우 대법원 판례 기준 등에 따라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사용자가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에 교섭을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게 노동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