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부산경남 이어 11일 개장…영남권 말산업·복합레저 거점으로
-국내 첫 '권역형 순회경마' 도입…올 하반기 12주간 72개 경주 시행 예정
-13.5톤 무진동 경주마 수송차량 13대 투입…수변공원·한옥형 관람대도

경북 영천의 17년 기다림이 마침내 끝난다. 국내 네 번째 경마공원인 '렛츠런파크 영천'이 오는 11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2009년 경마공원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17년 만이다. 서울 과천과 제주, 부산경남에 이어 국내 네 번째 렛츠런파크가 탄생하면서 영천은 영남권 말산업과 복합 레저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도약하게 됐다.
한국마사회는 오는 11일 렛츠런파크 영천 관람시설을 개방하고 영업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오는 13일에는 관람대 앞 특설무대에서 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장행사를 연다. 개장 기념경주를 비롯해 아리랑태무시범단과 육군3사관학교 군악대의 축하공연도 펼쳐진다.
◇청동기부터 조선통신사까지…'말의 도시'에 들어선 경마공원
영천과 말의 인연은 깊다.
렛츠런파크 영천이 들어선 금호읍 일대에서는 청동기 시대 말 모양 허리띠 장식인 '마형대구(馬形帶鉤)'가 출토됐다. 조선시대 신녕면에는 군위·경주·경산·울산 일대를 관할했던 주요 역참인 장수역(長水驛)이 자리했다.
조선통신사도 일본으로 향하는 길에 열한 차례 영천을 지나며 이곳에서 말을 갈아탔다. 금호강변에서는 말을 타고 묘기를 선보이는 '마상재(馬上才)'가 펼쳐졌다. 지금도 영천 곳곳에 말과 관련된 지명이 28곳이나 남아 있다.
현대 말산업 기반도 일찌감치 닦았다. 2009년 운주산승마조련센터를 개장했고, 2015년에는 제주를 제외한 내륙 최초로 말산업 특구에 지정됐다.
이번 렛츠런파크 개장으로 영천은 말 생산에서 조련·복지·경주·관광까지 이어지는 말산업 전 주기 체계를 내륙에서 처음 갖추게 됐다.

◇경주마는 부산경남에, 경주는 영천에서…국내 첫 '순회경마'
렛츠런파크 영천을 기존 경마공원과 차별화하는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권역형 순회경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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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상주하면서 경마가 열리는 날 영천으로 이동해 경주를 치른다. 미국과 일본, 홍콩 등 주요 경마 시행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달 영천에서는 12개 경주가 열리며 올해 하반기 12주 동안 총 72개 경주가 시행될 예정이다.
마사회는 경주마 이동이 늘어나는 만큼 말 복지도 강화했다. 국제경마연맹(IFHA)의 말 수송 복지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13.5톤 무진동 전용 수송차량 13대를 제작했다.
차량에는 시스템 에어컨과 가변형 칸막이, 부상 방지용 특수 고무 바닥재를 설치했다. 국내 최초로 실시간 GPS 추적 시스템과 클래식 음악 송출 장치까지 갖췄다.
◇"경마 안 봐도 찾고 싶은 곳"…수변공원·한옥형 관람대 조성
렛츠런파크 영천이 또 하나 공들인 부분은 '경마를 보지 않는 사람도 찾고 싶은 공간'이다.
관람대는 지하 1층·지상 4층, 3500명 수용 규모로 지어졌다. 한옥을 모티브로 한 계단식 외관을 적용해 전통미를 살렸다.
경주로 안쪽에는 대규모 친환경 수변공원을 조성하고, 1746대 규모 주차장에는 태양광 가림막을 설치했다. 경마뿐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휴식과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레저공간을 지향했다.
마사회는 미니호스 체험과 계절별 가족 행사 등 말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구매 상한 등 기존 경마 건전화 제도도 적용해 개장 첫해부터 건전 레저문화 정착에 힘을 쏟기로 했다.
지역의 기대도 크다. 신규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입에 따른 지역 상권 활성화는 물론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사업, 금호·대창 하이패스IC 개통 등 교통망 개선이 맞물리면 영천의 체류형 관광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희종 한국마사회 회장은 "렛츠런파크 영천은 서울, 제주, 부산경남에 이어 네 번째로 탄생한 경마공원으로 단순한 경마시설을 넘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영천시민의 자부심이 되고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상생 랜드마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