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수출 1조弗' 가시권

1948년 2월 부산항에서 낡은 화물선 한 척이 홍콩으로 향했다. 화물선에는 건어물과 한천 등이 실려 있었다. 대한민국 최초 수출선이다. 그해 한국의 연간 수출실적은 1900만달러였다.
수출의 역사를 써내려간 지 78년 만에 한국 경제는 연간 수출 1조달러를 내다본다. 정부의 예상대로라면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네 번째로 수출 1조달러를 기록한다. 반도체산업의 호황이 만들어낸 결과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수출증가율을 40%로 예상했다. 산술적으로 99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실제 흐름은 재경부 전망을 웃돈다. 지난 6~8월 수출은 매달 63.0~70.4%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6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간 1000억달러 이상 수출을 기록했다. 1~8월 누적 수출은 69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8% 늘었다.
역대 최대인 지난해 연간 수출(7093억달러) 기록을 이달 5일 이미 넘어섰다.
이례적인 수출증가세다. 연간 수출이 5000억달러를 돌파한 건 2011년이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8년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출 7000억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해였다. 올해는 단숨에 1조달러를 넘볼 정도로 수출규모가 커졌다.
수출을 이끄는 건 반도체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6% 늘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18.0% 증가했지만 반도체 성과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달러로 역대 최대인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1231억달러)를 훌쩍 넘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4500억달러로 예상했다. 불과 3개월 전 전망(2500억달러)을 크게 조정한 수치다.
한은은 내년에도 43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