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반도체와 조선업 호조에 힘입어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이자 부담이 있는 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개선이 대기업에 집중된 가운데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98만2767개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2%로 전년(4.6%)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5.6%)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익성 개선은 반도체와 조선업이 이끌었다.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1%에서 6.3%로 상승했다. 특히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고부가가치 반도체 판매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8.3%에서 14.0%로 뛰었다. 조선·기타운수 업종도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 인식 확대와 원가 부담 완화로 6.4%에서 11.6%로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6%에서 6.7%로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은 3.0%에서 2.8%로 하락했다. 중기업과 소기업도 각각 3.9%에서 3.8%, 1.8%에서 1.5%로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42.8%에서 42.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00% 미만이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영업손실을 내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기업의 비중도 33.9%에서 34.4%로 높아졌다.
다만 한은은 수익성 개선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된 결과를 기업 전반의 양극화 심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이자비용이 없는 기업을 제외한 47만78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한 것으로, 이자비용이 없는 기업까지 포함하면 해당 비중은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성 개선은 반도체와 조선업 등 대기업 중심 업종에서 주로 나타났다"며 "올해 1·2분기에는 외부감사 대상 중소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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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성장세는 둔화됐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2.4%로 전년(3.7%)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은 4.6%에서 2.4%로, 비제조업은 2.9%에서 2.3%로 낮아졌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하락과 해상운임 하락, 건설업황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건설업 매출액증가율은 -2.8%에서 -7.6%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재무 안정성은 개선됐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119.9%에서 116.2%로 낮아져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31.0%에서 30.4%로 하락했다.
한편 한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분석하더라도 전체 기업의 성장성·수익성·안정성 지표의 개선 또는 악화 방향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