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엔지니어링 5년 만에 재흡수…오션플랜트 4100억원에 매각
상반기 영업익 6.8배↑…'AI 인프라 기업' 전환 후 IPO 재추진 주목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에너지 사업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다시 짠다.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하며 분리했던 플랜트 사업을 약 5년 만에 다시 합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웠던 해상풍력 자회사는 매각한다. 향후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대비해 'AI 인프라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디오션 컨소시엄과 SK오션플랜트(12,450원 ▼1,350 -9.78%) 지분 35.62%를 4100억원에 전량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과 조선·해양 사업을 하는 회사로 SK에코플랜트가 2021년 전신인 삼강엠앤티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2022년 자회사로 편입했다.
나흘 전인 지난달 27일에는 100%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1일이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2월 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한 SK에코엔지니어링 상환전환우선주를 3620억원에 매입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합병을 통해 양사의 설계와 시공·사업관리 역량을 통합한다.
최근 행보는 5년 전 추진했던 사업 재편과는 반대 방향이다. SK건설은 2021년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바꾸고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뒤 수처리와 폐기물 처리업체를 잇달아 인수했다. 2022년에는 플랜트 사업부문을 분할해 SK에코엔지니어링을 출범시켰다.
이 같은 흐름에 변화가 생긴 건 2024년부터다. SK에코플랜트는 2024년 이후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전략에 맞춰 자산 정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블룸에너지 지분과 국내 환경 자회사 3곳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블룸에너지 잔여 지분을 처분하고 SK오션플랜트 매각 계약도 체결했다. 친환경 사업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장축은 반도체·AI 인프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가 당시 내세운 정체성은 'AI 인프라 솔루션 공급자'(AI Infra Solution Provider)'다. 2024년 11월 산업용 가스 제조사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를 편입했고 지난해 12월에는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 4곳을 자회사로 들였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이번 재편이 단순한 건설·플랜트 회귀가 아니라 반도체·AI 인프라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의 설계·조달·시공(EPC)부터 소재·산업용 가스 공급, 반도체 모듈 가공·유통, 자원 회수·재활용까지 사업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미국 인디애나 HBM 첨단 패키징 공장, 울산 AI 데이터센터 등이 주요 프로젝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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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재편은 향후 IPO 재추진과도 맞물려 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2022년 전환우선주와 기존 주주 보통주에 총 8000억원을 투자하며 2026년 7월21일까지 상장을 완료하기로 약정했지만 기한을 넘겼다. 회계처리 기준 위반과 중복상장 제한 기조 등이 부담으로 꼽힌다. 이후 SK㈜와 SK에코플랜트는 1조500억원가량을 투입해 재무적투자자 보유 주식을 정리했다. 회사는 상장을 철회하지 않았지만 재추진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사업 재편은 반도체 업황과 맞물려 연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41억원에서 1조4650억원으로 6.8배 늘었다. 반도체 제조시설과 AI 데이터센터를 담당하는 하이테크 부문 매출은 5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2억원에서 1722억원으로 14배 늘었다.
다만 지난해 말 편입한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의 연결 효과가 매출 증가의 동력이 됐다. 이익 급증은 메모리 업황 호조의 수혜를 받은 에센코어 중심의 자산순환(Asset Lifecycle) 부문이 이끌었다. 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체 1조4650억원 가운데 1조4357억원을 차지했다. 반면 주택·건축과 인프라, 에너지 등이 포함된 솔루션 부문은 2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하이닉스와 용인일반산업단지 등 주요 매출처의 매출 비중도 77.61%에 달해 고객 다변화와 기존 건설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과제로 꼽힌다.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관건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4년 말 4조9494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2053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3월 말 2조9911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지난 2월 SK에코엔지니어링 상환전환우선주 매입에 3620억원이 투입된 영향이다. 이후에도 해운대 홈플러스 사업 관련 채무인수·대위변제와 자사 전환우선주 취득에 각각 6500억원가량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