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장의 발언이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발언의 시작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였다. 이성훈 LH 사장은 기자간담회 도중 주택시장의 시급한 과제로 '대출규제'를 지목했고 순간 현장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주택 공급 실행기관 수장의 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친정인 국토교통부 안에서조차 "아직 본인이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인줄 안다"는 유쾌하지 않은 반응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대출규제' 발언은 지난주 국정감사장에서 다시 소환됐다. 공급 주무기관의 수장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발언으로 시장에 혼란을 줬다는 지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터져나왔다. 한마디로 이 사장이 직에 맞지 않는 선 넘은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결국 머리를 숙였다. 개인 의견임을 전제하며 "관할 업무가 아닌데 언급한 점 금융위원회 등 당국 직원들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발언 논란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 사장은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많다", "집값이 안정되면 바로 집을 사지 않아도 손해 보지 않는다", "열심히 제가 공급을 하고 있다" 등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발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국감위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정부 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직전 국토비서관을 지낸 만큼 이 사장도 확고한 철학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공급 확대에 정부가 사활을 건 상황에서 그 실행 책임을 진 사람이 스스로 잡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부의 메시지 자체를 공허하게 만들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88주 연속 상승 중이다. 이 기간 집값은 약 17.9% 뛰었다. 이 사장이 언급한 폭락이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뛸 대로 뛴 집값이 조금 내린다고 해서 서민 주거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더욱이 LH는 본연의 역할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수도권 공공주택 공급은 10월 둘째주 기준 1만6200가구 착공에 그친다. 앞서 정부가 제시한 올해 6만2000가구 착공 목표의 26% 수준에 불과하다.
불신으로 얼룩진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신뢰감을 되찾기 위해선 메시지가 보다 간결해지고 일관돼야 한다. 개인 의견일지라도 오해와 혼란을 살 만한 발언은 삼가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