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춘문예 가작]엄마카드, 아빠담배

[경제신춘문예 가작]엄마카드, 아빠담배

“엄마, 이거 곰돌이요. 사줘요. 카드로 슉슉 해서.”

지우는 엄마가 카드를 들고 계산하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우와 신기해. 카드로 슉슉하면 드르륵하고 종이가 나왔어요. 엄마는 볼펜으로 뭔가를 적어줬어요. 우와 신기해. 지우는 곰돌이가 생기는 법이 간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지우, 엄마가 곰돌이 사줬으니까 유치원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돼.”

지우는 곰돌이를 품에 안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오늘은 숙제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우가 싱글벙글하자 엄마는 안심했어요. 엄마는 지우의 손을 꼭 잡고 집으로 향했어요.

“여보, 집에서 담배를 피우면 어떡해요. 정말 이럴 거예요? 얼른 밖에서 펴요!”

아빠는 베란다에서 급하게 나왔어요. 아빠가 집에 있는 날에는 담배냄새가 났어요. 엄마는 눈을 질끈 감았어요. 아빠는 지우를 안아주려 다가왔어요.

“아빠. 엄마가 곰돌이 사줬어요. 얘 예쁘게 생겼죠?”

“어, 예쁜 곰돌이네. 근데 당신, 또 카드 쓴 거야? 카드 값이 많이 나왔던데.”

“지우가 갖고 싶어 하는데 사줘야죠. 당신은 담배부터 끊어요. 담배가 그렇게 좋아요?”

“당신이 담배 맛을 알아?”

“아빠, 담배가 맛있어요?”

지우는 곰돌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왔어요. 숙제를 해야 해요. 지우는 엄마가 숙제했냐는 말이 제일 싫었어요. 곰돌이를 무릎에 앉히고 지우는 숙제를 했어요. 곰돌이에서 담배냄새가 나요.

“여러분, 세상에서 제일 갖고 싶은 게 뭐예요?”

지우는 친구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봤어요. 우와 나도 갖고 싶은 것들이네. 하지만 지우는 친구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들을 모두 살 수 있는 엄마 카드가 갖고 싶었어요.

“지우는 엄마 카드가 갖고 싶어요!”

선생님은 지우를 웃으며 쳐다봤어요.

“지우는 엄마 카드가 왜 갖고 싶은 거죠?”

“선생님도 있잖아요. 저번에 선생님 것도 봤는데. 저도 갖고 싶어요. 곰돌이 그림 그려진 카드요.”

선생님은 색종이로 지우에게 카드를 만들어 줬어요.

“선생님. 이런 게 아니에요. 딱딱하고 여기에 검은 색 줄이 있어요. 뽈록뽈록 튀어나와 있구. 이런 게 아니에요!”

지우는 집에 돌아와서 엄마에게 혼났어요.

“지우 선생님께 소리 질렀니? 왜 그랬어.”

“갖고 싶은 걸 말하라고 했는데 이상한 걸 줬어요. 카드가 갖고 싶은데!”

“그래도 선생님께 소리를 지르면 어떡해. 다음부터 그러면 엄마가 곰돌이 같은 거 안 사줄 거야. 알겠니? 그리고 내일 바빠서 엄마가 카드 미리 줄 테니까 내일 선생님께 갖다 드리고 영수증 받아와. 알겠지?”

“우와, 엄마 이 카드 나 가지면 안돼요?”

“안돼요, 들어가서 빨리 숙제해요.”

엄마는 지우의 목걸이 이름표에 카드와 편지를 넣어줬어요. 지우는 방에 들어와 카드를 꺼내 입으로 슉슉 소리를 내며 만지작거렸어요.

‘치 엄마는 맨날 숙제만 하라고 그래. 그래도 카드 너무 좋아. 슉슉’

“선생님, 여기요. 엄마가 이거 선생님 주래요.”

“지우가 가져왔구나. 이리 주세요.”

선생님은 지우의 이름표에서 카드와 편지를 꺼냈어요. 편지를 읽고 선생님이 말했어요.

“지우, 정말 카드가 갖고 싶었구나. 어제 선생님이 미안해요. 어머님께 고맙다고 말씀드려.”

“선생님. 저요 그거 해보고 싶어요. 슉슉. 해볼래요. 해볼래요.”

“그럴래? 선생님이 알려줄게 이렇게 잡고 쭉 내리면 되요. 알겠죠?”

“네!!”

슉슉. 드르르르륵. 영수증이 나왔어요. 우와 신기해.

지우는 영수증과 카드를 손에 꼭 쥐고 문을 열었어요.

“다녀왔습니다.”

“지우 왔구나? 아빠가 데리러 나가려 했는데.”

“괜찮아요. 엄마는요? 이거 줘야 되는데.”

“아빠 줘. 아빠가 줄게.”

“이거 엄마 껀데. 아빠 주지 말라고 그랬어요.”

“괜찮아. 지우는 가서 손발 닦아야지.”

지우는 화장실로 들어갔어요. 화장실에서는 담배 냄새가 났는데 아주 독하지는 않았어요. 아빠 담배가 화장지 위에 있었어요.

“아빠 손발 다 씻었어요.”

“우리 지우 깨끗이 씻었나보자.”

아빠는 지우의 손발을 확인하고 꼬옥 안아줬어요. 아빠의 목에서 담배 냄새가 약간 났어요. 지우는 아빠가 정말 담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지우 아빠가 쥬스 만들어 줄 테니까 방에서 숙제하고 있어 알겠지?”

방으로 들어온 지우는 몰래 가져온 아빠 담배 냄새를 맡아봤어요. 냄새가 이상하지 않았어요. 지우는 커피 냄새 같다고 생각했어요.

지우는 토요일 아침이 제일 좋았어요. 유치원에 가지 않으니까요. 아침 일찍 엄마와 아빠는 마트에 갔어요. 아빠와 엄마가 좋아할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지우는 생각했어요. 좋은 생각이 난 지우는 냉장고에서 아빠가 좋아하는 매실주스를 꺼냈어요. 그리고 어젯밤에 몰래 숨겨놓은 아빠의 담배를 방에서 가져왔어요.

‘좋았어. 아빠가 어제 만들어준 주스처럼 맛있는 주스를 만들어 줘야지.’

지우는 담배 안에 있는 갈색 담배가루를 컵에 넣었어요. 매실주스를 컵에 따랐더니 컵 속에 담배가루가 막 움직였어요.

‘얼음도 넣어줘야지. 시원하게.’

의자를 놓고 냉동실에 있는 얼음을 꺼내서 컵에 넣었어요. 완성!. 지우는 빨간 빨대도 꽂았어요. 아빠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우는 엄마 아빠가 오기 전에 급히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갔어요. 혼자서 엘리베이터도 탔어요. 1층에는 경비실 아저씨가 졸고 있었어요. 지우는 엄마가 매번 집에 가기전에 들리는 우편함으로 갔어요.

“있다.”

우편함에는 엄마카드에 있는 그림이 붙은 편지가 있었어요. 엄마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우는 엄마 아빠가 돌아오기 전에 서둘러 집으로 올라왔어요.

아빠가 좋아하는 담배주스도 엄마가 좋아하는 카드도 준비됐어요. 엄마 아빠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지우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면서 소파에서 잠이 들었어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어요. 하지만 지우는 잠들어 있었어요. 거실 소파에 잠들어 있는 지우를 보면서 엄마 아빠는 미소를 지었어요. 소파 앞에 있는 테이블에는 지우가 만들어 놓은 담배주스와 카드명세서가 있었어요. 담배주스에는 ‘아빠꺼’, 카드명세서에는 ‘엄마꺼’라고 써져 있었어요.

아빠는 담배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 눈을 찌푸렸어요. 엄마도 카드명세서를 보고 얼굴을 찌푸렸어요. 갑자기 엄마와 아빠는 목소리를 높이며 방으로 들어갔어요. 엄마 아빠 큰 목소리에 지우는 잠에서 깨어났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가 싸우는 소리를 듣고 지우는 다시 잠들어야 했어요. 눈을 뜰 수가 없었어요. 지우는 엄마에게도 담배주스를 줘야했다고 생각했어요. 아빠에게도 카드명세서를 줘야했다고 생각했어요. 지우가 다시 눈을 뜨고 주방으로 갔는데 식탁에는 가위로 싹둑 잘린 카드가 있었어요. 지우는 잘린 카드를 집으려다 바닥에 깨진 컵 조각에 발을 찔렸어요.

지우가 크게 울자 엄마와 아빠가 나왔어요. 엄마와 아빠도 지우와 같이 울었어요.

“엄마 아빠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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