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vs 51%' ETF 선취형 선택, 수수료 스크립트에 갈렸다

'98% vs 51%' ETF 선취형 선택, 수수료 스크립트에 갈렸다

권화순 기자, 김미루 기자
2026.09.11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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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취비중 대부분 90%대…혼합판매 하나銀만 51%
상품설명서 내용 비슷하나 은행별 판매전략서 차이
설명의무 책임소재 논란… 수수료 적정수준 반문도

은행별 ETF 신탁 수수료 비중 및 총 수수료 수입/그래픽=김지영
은행별 ETF 신탁 수수료 비중 및 총 수수료 수입/그래픽=김지영

은행 ETF(상장지수펀드) 신탁 가입자의 90% 이상이 단기투자에 불리한 선취형 수수료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상품설명 스크립트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은 대부분 상품을 판매하면서 읽는 스크립트에서 수수료 체계를 허술하게 설명하거나 선취수수료 위주의 내용을 담았다. 반면 선취와 후취의 혼합형인 선후취수수료를 판매한 하나은행은 선취 비중이 51%로 다른 은행의 절반에 그쳤다.

◇선후취 혼합형 판매한 하나은행, SC제일은행은 선취형만 판매해 선택권 자체가 없어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시 급등기인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 6개 은행에서 64조원, 103만건의 ETF 신탁이 팔렸다. 목표수익률의 조기달성으로 평균 투자기간은 42일에 불과했으나 가입자 10명 중 9명(91.7%)은 단기투자에 불리한 선취수수료를 선택했다. 단기투자자는 가입 시 1%의 수수료를 먼저 떼는 선취형보다 투자기간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적용하는 후취형이 유리하다.

은행별로 선취형 판매 비중은 크게 달랐다. SC제일은행은 100%, 우리은행은 98.4%로 선취가 사실상 대부분이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95.2%, 94%였다. 다만 하나은행은 51%로 절반 수준이었다. SC제일은행은 후취형은 아예 판매하지 않아 가입자의 선택권이 없었다. 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상품설명서는 은행별로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가입자는 상품설명서의 내용을 '이해했다'는 란에 자필로 서명했다. 반면 스크립트는 은행별 판매전략에 따라 담긴 내용이 다르다.

하나은행은 가입자에게 선후취 혼합형을 판매하며 다양한 선택지에 대해 알렸다. 이 은행은 선취형과 혼합형, 후취형 3가지 방식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 혼합형의 경우 0.5%의 선취와 0.5%의 후취수수료를 떼어가는 방식이다. 상품가입 시 0.5%의 수수료를 선취로 떼고 이후 투자기간별로 연 0.5%를 부과한다. 투자기간이 1개월이라면 0.5%의 12분의1만큼(0.041%)을 부과하는 식이다.

하나은행은 2023년쯤부터 ETF 신탁상품을 판매하면서 전액매수형보다 분할매수형을 주로 팔았다. 예컨대 1억원을 투자하면 먼저 2500만원어치를 매수한 뒤 가격이 낮아졌을 때 나머지 금액을 추가 매수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분할매수 구조에는 선취와 후취수수료를 결합한 혼합형이 적합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은행들은 스크립트에서 "상세한 설명은 상품설명서를 참고하라"거나 선취형 위주로 가입을 권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투자기간이 1년 넘는 경우 선취형이 유리하다"는 안내를 덧붙이기도 했다. 결국 은행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설명하느냐에 따라 가입자의 수수료 선택이 갈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상품설명서 서명했으면 투자자 책임?…1% 수수료 적정성 논란도

ETF는 상품판매 시 녹취의무는 없다. 법원의 판례를 볼 때 상품설명서에 가입자가 서명하면 투자자의 책임을 우선한다. 은행이 스크립트상으로 특정 수수료 위주로 설명했더라도 상품설명서가 법적으로 우선한다는 점이 추후 쟁점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형식적으로 설명의무를 다한 것만으로 실질적인 소비자보호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반면 "투자자가 직접 상품설명서에 서명한 만큼 투자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수수료 수준도 적정한지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금의 1%를 받는 게 적정하냐는 것이다. 펀드 판매수수료의 경우 선취수수료의 법정 최대 부과율은 1%다. 은행권 관계자는 "ETF 신탁이 다른 상품 대비 내용이 복잡하다거나 더 설명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1% 수수료가 적정한지 논란이 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올해 KPI(영업점 심사평가점수) 설정 시 전년 대비 신탁 수수료 비중을 20%가량 대폭 확대했다. 증시 활황을 전망해 신탁 수수료 비중을 높게 잡았다. 작년부터 은행별 판매 경쟁이 이어졌는데 특히 신한은행이 수수료 수입 3위로 밀리고 우리은행이 2위로 올라서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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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금융부 김미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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