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동 중단을 앞둔 여천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에서 원료를 공급받아온 여수산업단지(이하 여수산단) 내 기업들이 공급망 비상에 걸렸다. NCC 감축에 집중된 정부의 사업재편 지원도 후속공정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여천NCC 2공장의 중단으로 원료 조달에 영향을 받는 후속공정 업체는 최소 10곳으로 파악됐다. 현재 여천NCC에서 배관을 통해 원료를 공급받는 업체들이다. 산업통상부가 승인한 여수산단 내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의 최종 사업재편안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 2공장의 가동 중단이 예정된 만큼 대체 조달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2공장 가동 중단의 파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생산이 줄어드는 제품이 에틸렌에 그치지 않아서다. 연간 생산능력으로 보면 에틸렌 91만5000톤을 비롯해 프로필렌 45만8000톤, C4유분 25만1000톤, 벤젠 18만5000톤, 톨루엔 11만5000톤, 자일렌 9만5000톤 등에 달한다. 2공장이 멈추기 전에 이들 제품을 배관을 통해 공급받아온 업체들은 새 조달처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공급처를 바꾼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외에서 선박이나 차량으로 원료를 들여오려면 액체나 기체 등의 원료 특성에 따라 설비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2공장의 가동 중단 시점과 대체 공급망의 구축 시점이 맞지 않아 원료 공급에도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톨루엔을 공급받고 있는 A사는 당장 원료를 보관할 대형 저장탱크를 구축해야 한다. 건설에만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고 화학물질관리법 등에 따른 인허가와 신고 절차도 복잡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C4유분을 공급받아 부다티엔 등을 생산하는 B사는 국내외 물량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원가 부담이 수반된다. C사 역시 수소와 열분해연료유의 공급선을 찾고 있다. 업체마다 필요한 원료와 물량, 시기, 공급방식까지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게 공통된 시각이다.
최근 후속공정업체 6곳은 전남광주특별시에 피해 방지 대책 마련을 건의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NCC의 주산물인 에틸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산물 원료를 위해 2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대안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운스트림(하공정)을 위해 공장을 멈추는 기한이라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화학 사업 재편의 최종 목표가 NCC 감축이 아니라 친환경·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점에서 다운스트림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NCC에서 생산되는 기초유분을 받아 고부가 제품을 만드는 후속 업체들이 공급망 차질로 경쟁력을 잃으면 구조개편의 취지가 퇴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