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패션 브랜드가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명동·성수·북촌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핵심 상권부터 제주까지 매장을 넓히는 가운데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브랜드 특성에 맞춰 공간을 꾸미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온라인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브랜드의 '취향'을 오프라인 매장에 담아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2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레시피그룹이 전개하는 세터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20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올해 8월 기준 5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7개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매장 확대의 중심에는 명동·성수·광장시장·북촌 등 주요 관광 상권이 있다.
세터하우스 북촌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 매장은 경성시대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이도 도자기와 협업한 소담잔과 달항아리·향낭 등 북촌점 전용 상품을 구성했다. 같은 브랜드라도 입점 지역에 따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몬치치·LG트윈스 협업과 브랜드 모델 라이즈 연계 이벤트 등 팬덤을 활용한 콘텐츠도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요소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매장 전략도 강화되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오는 9월 명동중앙점을 열 예정이다. 기존 명동점은 올해 1~5월 매출에서 외국인 고객 비중이 56%에 달했다. 새 매장에는 패션뿐 아니라 뷰티·홈 상품을 확대하고 '호작도'를 활용한 한국 기념품과 커스텀 서비스를 선보인다. 올해 전국 50호점 출점을 목표로 서울숲과 제주 등으로 매장을 넓힐 계획이다.
매장의 역할을 브랜드 취향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LF의 던스트는 지난 7월 제주 애월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 '더 오션'을 열고 제주 바다가 보이는 공간에 빈티지 가구와 오디오 시스템을 배치했다.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취향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매장을 구성한 것이다.
헤지스는 명동 '스페이스H 서울'에 외국인 크리에이터를 연결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으로 구성된 '헤지스 틱톡 크루'가 서울의 라이프스타일과 브랜드를 각자의 언어와 시각으로 소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올해 4~6월 크루 1기 운영 기간 외국인 방문객은 직전 1~3월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말본골프 역시 상권에 따라 매장의 색깔을 달리한다. 북촌 '말본 가옥'은 전통 창살과 목재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지역색을 살렸고 커스터마이징과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구성했다. 성수 '말본 성수'에서는 골프에 아트·음악·패션을 결합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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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오프라인 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매장이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는 접점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상권에서는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상품이 구매를 이끄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접하는 것이 익숙해질수록 오프라인에서는 해당 브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상권과 고객층에 맞춰 매장마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