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이주 전월세 물량 상회
정비사업 따른 임차수요 추계도 과해
사업시기 분산 통해 이주 충격은 덜어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인센티브를 제공해 2030년까지 약 23만4000호 규모의 도심 주택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2026.08.13.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2411174591392_1.jpg)
최근 서울 재개발·재건축이 전월세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대규모 이주가 한꺼번에 발생하면 특정 지역의 전셋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은 충분히 경청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정비사업을 다시 늦추거나 멈추는 근거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2031년까지 22만여가구가 멸실돼 매년 4만~5만가구의 전월세 수요가 생긴다'는 계산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멸실 주택과 신규 전월세 수요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이미 이주한 가구가 있고 정비사업 준공으로 새로 공급되는 주택도 있다. 서울시는 이를 반영한 실질 이주수요를 9만8000가구로 추산한다. 멸실 물량 전부를 신규 임차수요로 보는 계산보다 훨씬 현실적인 수치다.
연간 약 60만건인 전월세계약과 멸실가구를 단순 비교해 '수요가 8% 늘어난다'고 보는 것도 무리다. 계약 건수에는 신규 계약뿐 아니라 갱신계약도 포함된다. 최근 아파트 전세계약의 절반 이상이 갱신계약이다. 거래량을 추가 주거수요로 동일하게 간주할 수 없는 이유다.
반면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는 확인된다.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준공된 59개 정비사업을 분석한 결과 주택 수는 사업 전보다 36.4% 늘었다.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관리하는 253개 구역에서도 기존보다 8만7000가구(39.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급 효과가 모든 지역과 주택 유형에서 같다는 뜻은 아니지만, 순증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물론 이주 충격은 관리해야 한다. 해법은 사업 중단이 아니라 시기 분산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장의 공급·멸실과 이주수요를 월별로 점검하고, 전월세 시장이 불안하면 1000가구 이상 사업장의 시기를 조정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 체계가 계획대로 작동하는지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점검해야 한다.
더 큰 위험은 몇 년 뒤의 공급 공백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비사업 준공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2만3000가구였지만 2026~2028년 예정 물량은 연평균 약 1만가구에 그친다. 지금 속도를 늦추면 당장의 이주 부담을 줄이는 대신 몇 년 뒤 더 큰 공급 부족과 전월세 불안을 마주할 수 있다.
정비사업 뒤 신축과 주변 노후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커지는 문제 역시 공급 중단의 근거는 아니다. 신축 프리미엄과 과도한 개발이익은 구분해야 한다. 과도한 개발이익은 환수하고 공공임대와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보완하면 된다. '개발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와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는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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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지와 비아파트 공급도 확대해야 한다. 다만 이들은 정비사업을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함께 추진할 보완책이다. 가용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노후주택을 더 많은 양질의 주택으로 바꾸는 정비사업까지 위축시킬 수는 없다. 서울의 과제는 '이주가 있으니 정비사업을 멈출 것인가'가 아니다. 이주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다. 단기 부작용은 세밀하게 관리해야 하지만 그것이 다시 주택 공급의 파이프라인을 끊는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