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양자택일 아닌
함께 발전시켜야 할 국가안보 핵심요소
방위역량강화, 상호신뢰 선순환 이뤄야
국가안보를 논할 때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을 서로 대립하는 개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자주국방을 강조하면 동맹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것으로, 동맹을 중시하면 자주성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자주국방과 동맹이 갖는 본질적 의미와 상호보완적 관계를 간과한 것이다.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발전시켜야 할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다.
자주국방의 본질은 모든 안보위협에 외부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대응하는 데 있지 않다. 국가가 스스로 안보이익과 전략적 목표를 판단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역량과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동맹 역시 자주국방을 구현하는 전략적 수단이다. 동맹을 통해 부족한 능력을 보완하고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자주성의 포기가 아니라 국가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주권적 선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와 인도·태평양의 전략경쟁, 우주·사이버·해양 영역의 불확실성은 독자적 방위역량과 동맹 협력을 함께 요구한다. 한국의 군사력과 방위산업 기반은 미국에도 전략적 가치를 제공하며, 미국의 확장억제와 첨단 군사역량은 한국의 방위능력을 보완한다. 동맹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보호가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공동의 안보이익을 실현하는 관계다.
동맹의 결속력과 지속성을 결정하는 핵심은 상호 신뢰다. 공동의 가치와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출발점이라면, 서로가 이를 실현할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는 확신은 동맹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한다. 이 신뢰는 정치적 선언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위기 시 공동의 책임을 감당할 역량과 평시의 협의·훈련, 실질적 기여를 통해 축적된다.
한국의 방위역량 강화는 이 선순환의 출발점이다. 감시·정찰, 지휘통제, 정밀타격, 해양방위 능력이 발전할수록 한국이 한반도 방위에서 감당하는 역할이 커지고 연합작전의 효과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기여는 단순한 전력 규모보다 위기 상황에서 공동의 임무를 수행하고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으로 평가돼야 한다. 우리의 역량 강화가 동맹 기여로, 기여가 상호 신뢰로, 신뢰가 결속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주요 한미 안보 현안에서도 방위역량 강화와 동맹의 실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과 북한 핵·미사일 대응능력, 감시·정찰 및 작전 지속능력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한미가 합의한 조건을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 확장억제 역시 미국의 안보공약과 한국의 대응역량이 결합될 때 신뢰성이 높아진다. 핵추진잠수함 확보와 조선·함정정비 협력도 양국의 강점을 결합해 동맹의 공동 이익을 높일 수 있는 분야다.
동맹을 중시한다는 것이 미국의 모든 전략적 판단을 수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서로 다른 국익과 우선순위는 협의를 통해 조정하되, 한국은 독자적 판단과 실질적 역량을 바탕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서로의 자율성과 책임을 존중하는 태도가 협력의 지속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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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의 미래는 과거의 성과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자주국방은 동맹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지 않는다. 동맹 강화 역시 자주성의 포기를 의미하는게 아니다. 한국의 독자적인 방위역량 강화는 동맹에 대한 기여와 상호 신뢰를 높이고, 강한 동맹은 다시 우리의 안보역량과 전략적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이 선순환을 발전시키는 것이 동맹을 바라보는 올바른 자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