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신규투자·공장이전 등 경영상판단 쟁의제한 법안 잇달아 발의
국힘, 노봉법 재개정 드라이브…'노동3권' 과도한 제한 우려도
쟁의대상 기준 시행지침 구체화 가닥, 일각선 "모법 개정 필요"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임이자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주52시간 규제 부작용과 국민 일자리 보호를 위한 노동 정책의 미래 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6.07.30.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0310405375993_1.jpg)
지난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산업현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보완 입법 논의가 정기국회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시행지침 마련에 나선 가운데 국회에는 사용자 범위와 쟁의 대상, 대체근로 등을 다시 손보기 위한 보완 개정안이 잇따라 제출된 상태다.
3일 국회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보완·재개정 성격의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줄잡아 10여건에 이른다. 크게 원청의 사용자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는 방안과 투자·공장 이전 등 경영상 결정을 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대체근로 범위를 넓히는 내용의 법 개정으로 나뉜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신규 채용과 직접고용 전환, 성과급 산정·지급, 신규 투자·공장 이전·사업 양도·양수·하도급 계약 등에 대한 쟁의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문제를 향후 단체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히면서 경영상 결정의 쟁의 대상 여부는 산업계와 노동계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최은석·유상범·박수민 의원안은 원청의 사용자 범위를 좁히거나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경우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그러나 원청이 고용사업주와 동일시할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가진 경우 등으로 요건을 보다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영상 의사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법안도 여러 건이다. 박수민·최은석·유상범 의원안 등은 사용자의 고도의 인사·경영상 판단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빼는 내용을 담았다. 김태규 의원은 개정법에서 확대된 사용자 정의를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내용의 법안을 냈다.
반도체 산업을 별도로 다루는 법안도 발의됐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안은 반도체 제조·안전·출하와 전력·용수·공조 등 기반설비 운영을 필수공익사업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쟁의행위 중에도 일정 수준의 필수유지업무를 유지해야 하고 제한적인 대체근로도 가능하다. 이종배 의원안은 일정한 요건 아래 중앙노동위원회 긴급조정 기간에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도 법 시행 이후 쟁의 대상의 경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노동쟁의 대상이 지나치게 넓게 해석될 가능성을 거론하며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노동부 지침 등을 통해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고용노동부는 시행령 개정도 검토했지만 모법의 위임 근거 문제 등을 고려해 시행지침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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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행지침은 법률 자체를 고치는 것은 아닌 만큼 정치권에선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작지 않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노란봉투법 보완입법을 주요 민생·경제 과제로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최근 민주당에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노란봉투법 보완입법을 우선 논의 과제로 제시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산업 현장에서는 누가 사용자인지, 어디까지 교섭해야 하는지, 무엇을 두고 쟁의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용자성 판단을 두고 사실상 '5심제'를 치러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동쟁의 범위를 다시 좁히는 데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은 관련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신규 투자나 공장 이전 등이 "사용자의 인사·경영상 판단에 속하는 사항인 동시에 그 내용에 따라 근로자의 고용이나 임금 등 근로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상 결정에 대한 쟁의행위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선 "헌법상 보장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과 사용자의 경영권 간의 조화를 고려할 때 그 제한의 범위가 적정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