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특검이 끝내지 못한 사건을 마무리한다며 출범한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180일 동안 약 100억원을 쓰면서 수사하고도 양평고속도로·통일교 의혹 등 핵심 사건을 경찰에 다시 넘긴다. 법조계에서는 종합특검이 수사 범위를 넓히느라 출범 목적인 잔여 사건 종결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종합특검은 23일 수사를 끝내고 오는 24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2월25일 수사를 시작한 종합특검은 기본 90일과 두 차례 30일 연장을 모두 쓴 뒤 특검법 개정으로 30일을 추가로 확보했다. 법정 최대 인력은 271명이었고 약 98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됐지만 주요 의혹들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으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이 있다. 해당 의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노선 종점이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김건희 특검은 국토교통부 실무자들을 기소했지만 윗선으로 지목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넘겼다. 이를 다시 받은 종합특검은 원 전 장관을 출국금지하고 두 차례 조사한 뒤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했지만 결국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국수본에 돌려보내기로 했다.
경찰 수뇌부가 통일교 간부들의 해외 원정도박 첩보를 유출하고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 수사도 실패했다. 종합특검은 경찰청 등을 압수수색하고 윤희근 전 경찰청장을 두 차례 조사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또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을 검찰이 무혐의 처분하는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를 수사한 사건도 경찰에 이첩된다.
종합특검은 특히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이 수원지검을 통해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매듭짓지 못했다. 종합특검은 지난 4월 윤 전 대통령이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 상황을 부적절하게 보고받고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하겠다며 이를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규정했다. 수사 범위도 대통령실과 국가정보원, 법무부·검찰 지휘부까지 넓혔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권영빈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을 변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담당 특검보도 교체됐다. 이후 핵심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사는 사실상 멈췄다. 종합특검이 검찰 내부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도 법원에서 '특검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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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종합특검이 한정된 기간에 수사 대상을 과도하게 확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특검은 수사기간이 정해진 한시 조직인 만큼 초기에 핵심 사건을 선별해 수사력을 집중했어야 한다. 이미 17개 의혹을 맡은 상태에서 다른 사건까지 벌리면서 정작 출범 명분이었던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도 "특검은 기존 수사기관이 끝내지 못한 사건에 결론을 내리기 위해 만든 제도다. 180일간 수사하고도 핵심 사건을 다시 경찰에 넘긴다면 특검을 꾸린 실익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종합특검은 내란특검이 입건하지 않고 핵심 참고인으로 활용했던 인물들을 기소하면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종합특검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조 전 단장은 비상계엄 당시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한 공로로 보국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은 계엄 초기 홍 전 차장이 방첩사·경찰과의 연락망 구축을 지시하고, 조 전 단장이 예하 부대에 국회 출동 명령을 전달한 행위만으로도 내란 가담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종합특검의 기소로 피고인이 된 이들이 윤 전 대통령 등의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하거나 변호인 측이 기존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할 경우 내란특검의 공소 유지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