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60대 남성 실종신고 2건 허위 종결…수사 초기 부인하다 혐의 모두 인정
"일반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업무 부담·사건 인계 부담 진술
공전자기록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 구속 송치

제주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과 60대 남성 사건을 고의로 은폐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1일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경찰관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미종결 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부담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 경장(34)을 공전자기록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부 경장은 지난 5월15일 오후 6시43분쯤 장미란씨(37)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 장씨와 통화하지 않았음에도 신고자에게 "실종자와 연락됐고 신변에 이상이 없으며 경찰관 만나기를 극구 거부한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알린 혐의를 받는다.
부 경장은 같은 날 오후 9시11분쯤 제주서부서 실종팀 사무실에서 112신고시스템에 같은 내용의 허위 정보를 입력해 신고를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오후 10시21분쯤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망' 코드로 입력해 사건을 종결·해제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부 경장이 비슷한 방식으로 또 다른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한 사실도 확인됐다.
부 경장은 지난 7월2일 오후 6시2분쯤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종자와 통화하지 않고도 신고자에게 "실종자와 연락됐고 신변에 이상이 없으며 경찰관 만나기를 극구 거부한다"고 허위로 통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1시22분쯤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 '소재발견'으로 입력해 사건을 종결·해제했고, 2분 뒤 112신고시스템에도 허위 내용을 입력해 신고를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장씨 실종 사건과 관련한 수사의뢰를 받고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이후 같은 달 22일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 부 경장의 추가 범행을 확인해 그를 긴급체포했고, 법원은 25일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부 경장의 개인·업무용 휴대전화와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사무실 일반전화의 발신·착신 내역과 포렌식 자료를 분석했다. 범행 당시 사무실 폐쇄회로(CC)TV와 전화 통화 내역 등을 시간대별로 대조하고 사무실 전화 착신전환 실험도 진행해 부 경장이 실종자들과 실제 통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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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무실 PC와 112신고·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의 신고 및 전산 입력 내역, 접속 로그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 부 경장에 대해서는 모두 10차례 조사를 진행했다.
부 경장은 수사 초기 범행을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했으나 경찰이 관련 증거를 제시하자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 경장은 범행 동기에 대해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사건을 종결하지 않으면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부담을 느껴 허위 종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프로파일링 결과 경찰은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따른 피로 속에서 업무 태만적 동기가 주된 범행 배경이 됐고, 부 경장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치 이후에도 전수조사 결과 확인되는 추가 허위 종결사례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며 "검찰과 협력해 범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