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경사 사망 사건

2025년 9월11일. 한국 34세 경찰관이 인천 옹진군 바다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 70대 노인을 구조하다 숨졌다. 해당 사건은 외국인을 구하다가 한국 경찰관의 생명이 희생된데다, 해경의 초기 대응 미흡 및 허위 보고서 기재, 사건 은폐 정황 등이 알려지며 대중의 큰 비난이 쏟아졌다.
인천해경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장(사후 경사로 특진)은 사건 당일 오전 홀로 근무 중이었다. 이 경사는 오전 2시7분쯤 대조기(밀물이 가장 높을 때)를 맞아 드론 순찰을 하던 업체가 꽃섬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는 영상을 확인하고 신고하자 홀로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 경사는 고립된 노인을 찾아 나섰고 2시54분쯤 70대 중국 국적 남성을 발견했다. 이 노인은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다 고립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경사는 다리를 다쳐 쓰러져 있는 노인의 하반신까지 밀물이 차오르자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구명조끼와 장갑을 벗어 건넸다. 노인과 함께 바닷물을 헤엄쳐 나오려던 이 경사는 거센 물살에 휩쓸리고 말았다.
이 경사는 오전 3시10분 이후까지 구명조끼 없이 생존 수영을 하며 30분 넘게 구조를 기다렸지만, 그 시각 해경은 수색조차 시작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이 경사는 같은 날 오전 9시41분, 꽃섬에서 0.8해리(약 1.4㎞) 떨어진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이 경사가 벗어준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노인은 앞선 새벽 4시20분 헬기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구조자는 유족에게 감사 인사 한마디 없이 사라졌다.

사건 당시 영흥파출소 근무자는 이 경사를 포함한 총 6명이었다. 이 가운데 4명은 휴식 시간이었다. 관련 규칙에 따르면 3교대 근무자는 8시간당 1시간씩, 야간에는 3시간 이내로 쉴 수 있으나 당시 영흥파출소 근무자들은 6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받고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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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휴게시간이 끝난 이 경사만이 근무 중이었고 홀로 출동하게 됐다.
이 경사는 노인 수색 중이던 2시43분 영흥파출소 당직 팀장에게 "물이 차올라서 (추가 인원 투입이) 조금 필요할 거 같긴 하다"고 무전했다. 그러나 팀장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경사가 노인을 구조한 뒤 "구조자가 발이 베어 거동이 안 된다. 구명조끼를 벗어드려서 이탈시키도록 하겠다. 물은 허리 정도까지 차고 있다"고 추가 보고했으나 구조를 위한 현장 인원 투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른 근무자들은 휴게시간을 마치고 돌아와서야 상황을 파악했다. 드론 업체가 3시9분쯤 "경찰관이 물 위에 떠 있다"고 추가 연락하면서다. 파출소 측은 추가 구조 인원 2명을 보냈다. 그러나 이 경사의 위치가 파악되는 상황이었음에도 구조선 투입 없이 인근을 수색했을 뿐이었다.
당시 추가 구조 인원 투입 전 해경 상황실장은 이 경사의 출동 내용을 보고 받고 당직 팀장에게 "지원이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팀장은 "그렇게까지 할 사항은 아니"라고 답하며 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드론에는 생존 수영 중인 이 경사가 물살에 떠밀리면서도 시선을 순찰 드론에서 떼지 않은 채 끝까지 구조를 기다리던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드론의 시야에서 이 경사가 사라졌고, 파출소가 동력 서프보드를 투입해 본격적인 수색에 나선 시점은 이보다 한참 지난 오전 4시5분이었다.

이 경사 유족은 "살릴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제대로 조치만 했어도 재석이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장례식 당시 이 경사의 동료 경찰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영흥파출소장과 인천해양경찰서장이 고인을 영웅으로 포장하기 위해 사실 은폐를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함구 지시를 받고 고인을 위한 일이라 믿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달된 자료가 사실과 달라 유족에게 사실을 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경의 '2인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점, 팀장이 상황실에 뒤늦게 보고한 점, 장례식장에서 침묵을 강요받은 점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이후 조사단이 꾸려졌고 그해 9월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 당직 팀장 A경위 등이 직위해제됐다. 해양경찰청장은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A경위는 9월22일 이재석 경사의 추모식에 돌발 참석해 소리를 지르고 폭언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그는 무릎을 꿇고 "재석이는 저한테 소중했다"며 눈물을 보여 유족들을 격분하게 하기도 했다.
이후 A경위는 사고 현장에 꽃을 바치겠다며 갯벌에 들어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유족은 A경위를 고소했고 10월31일 A경위는 업무상과실치사, 직무유기,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다만 A경위는 올해 4월23일 보석 청구가 인용되며 6개월 만에 보석 석방됐다.
해양경찰청은 승진 심사위원회를 열고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장의 계급을 경사로 1계급 특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고 이재석 경사에게 대한민국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