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언제까지 민주당은 '을지로'에 머물것인가

[우보세]언제까지 민주당은 '을지로'에 머물것인가

우경희 기자
2026.10.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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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을지로위원회 위원들.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장보기 캠페인'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6.8.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을지로위원회 위원들.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장보기 캠페인'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6.8.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013년 출범했다. 이름처럼 우리 사회의 '을'(乙)에 주목했다. 원청과 하청, 가맹본부와 가맹점,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았다. 협상 테이블조차 없던 곳에 대화의 길을 텄다.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없는 성과다.

출범 당시 민주당은 야당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161석의 과반 여당이다. 앞으로 수십 년의 경제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책임도 민주당에 주어져 있다. 13년 전과는 시대적 과제도, 정치의 역할도 달라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민주당 경제 어젠다의 한가운데엔 '을'만 자리 잡고 있다.

정치권에는 대기업을 바라보는 익숙한 시각이 있다. 기업은 폭리를 취하고 편법과 탈세를 일삼는 존재라는 인식인데 더 이상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달라지고 있다. 평택 지역구의 A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평택시 1년 예산이 2조4000억원 정도인데, 내년에 삼성이 시에 낼 초과세수만 1조원이 넘어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미국·중국 기업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쟁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에서 국내에선 '엄벌주의'에 발목이 잡히고, 과징금 소송에 막대한 돈과 인력을 쏟아붓는다. 기업인들은 망신주기식 국정감사에도 불려 다닌다.

성장의 과실을 나누기에 앞서 기업을 성장시키고 뒷받침하는 데도 분명 정치의 몫이 있다. 그래서 민주당에 제안한다. 기업을 중심에 둔 새로운 경제 전략 어젠다를 제시하면 어떨까. '을의 눈물을 닦아준다'는 을지로의 가치는 지키되,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 전반을 강력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새로운 협의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을지로는 진보를 추구하는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을지로가 민주당 경제정책의 현주소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야당의 미덕이 견제라면 집권당의 책무는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다. 언제까지 을지로 창문 너머로만 경제 지도를 그릴 것인가.

민주당에는 을지로위원회뿐 아니라 공부 모임인 '경제는 민주당'도 있다. 기존의 정책적 토양에 정치적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경제 담론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지역사회가 함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여당의 새로운 경제 담론은 그 자체로 국정 운영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을의 눈물을 닦는' 정치를 넘어 갑·을·병·정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열어줄 수 있을까. 민주당이 13년간 머물렀던 을지로 골목을 벗어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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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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