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는 30% 크는데 ETN은 제자리…증권사의 숨은 고민

ETF는 30% 크는데 ETN은 제자리…증권사의 숨은 고민

김세관 기자
2026.08.23 13: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ETN 상품 수 및 지표가치총액 추이/그래픽=이지혜
ETN 상품 수 및 지표가치총액 추이/그래픽=이지혜

증권사가 운용하는 지수추종형 상품인 ETN(상장지수증권) 자산이 올해 사실상 역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상품 수는 15%가량 늘었지만 자산은 5% 성장에 그쳐, 같은 기간 30% 가까이 몸집을 키운 자산운용사의 ETF(상장지수펀드)와 대조를 이룬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증권사들에게도 ETN의 만성적인 부진은 풀리지 않는 고민거리다.

2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ETN 지표가치총액은 19조8928억원으로 지난 1월30일 기준 18조9490억원과 비교해 5%가량 증가했다. ETN의 지표가치총액은 ETF의 순자산총액과 비슷한 개념으로 전체 자산 규모를 나타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ETN 상품 수가 320여개에서 370여개로 15% 넘게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ETN 시장 규모가 역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TF의 순자산이 1월말 348조원에서 지난 20일 기준 452조원으로 100조원 이상(약 30%)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ETF 순자산은 6월 한때 5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ETF와 ETN은 기초지수 수익률과 연동해 거래소에 상장되는 원금 비보장형 간접투자 상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별도의 중도 상환 절차 없이 실시간 매매를 통해 수익을 확정하는 방식도 같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주요 간접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ETF와 달리 ETN은 인지도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ETF는 자산운용사, ETN은 증권사가 운용주체다. 증권사들은 ETF 대비 10년가량 늦게 출시된 점이 ETN 인지도 형성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

최근엔 퇴직연금을 통한 투자가 늘면서 ETF는 더욱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지만 ETN은 퇴직연금 투자가 제도적으로 막혀 있다. ETF는 실제 자산을 편입한 펀드인 반면 ETN은 수익률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채권이어서 발행사 신용위험이 있다 보니 퇴직연금 투자 대상이 아니다. 투자자들로부터의 투자 선호도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가장 많은 ETF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109,980원 ▲1,790 +1.65%)의 6개월 평균 일일 거래대금은 2조3888억원에 달했지만, 지표가치총액이 가장 많은 ETN인 메리츠증권의 메리츠 KIS CD금리투자 ETN(55,705원 ▲20 +0.04%)의 같은 기간 평균 일일 거래대금은 16억원에 그친다. 6개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1,852원 ▲174 +10.37%)도 396억원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어서 ETF와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다.

올해 주요 증권사들의 상반기 순익이 은행을 넘어서는 등 최대실적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증권사 중심 운용상품인 ETN의 부진은 해결이 요원한 이슈로 인식된다.

그동안 증권사들도 ETN 인지도 확대를 위해 원유나 원자재 추종 상품을 주로 다뤘던 것에서 벗어나 전망이 좋은 테마형 신제품을 내놓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다.

파생결합상품이어서 광고나 홍보를 하기 어렵고 실물 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 신용을 기반으로 출시된다. 증권사가 만약 파산한다면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다양한 종목을 담아야 하는 ETF 대비 ETN은 담는 종목 범위가 좁고 특정 종목에 집중된 구조여서 그만큼 변동성과 리스크가 큰 점도 다수 투자자에게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며 "최근엔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증권사들이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