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생나제르(프랑스)=AP/뉴시스]러시아 그림자함대 선박으로 추정되는 유조선 보라카이호가 10월2일 프랑스 대서양 연안 생나제르 앞바다를 지나가고 있다. 러시아에서 조지아로 해바라기유를 운반하던 유조선이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해군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튀르키예 해사 당국이 2일 밝혔다. 지난달 28일에도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 2척이 흑해에서 공격을 받았었다. 2025.12.02. /사진=유세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0/2026101609111665045_1.jpg)
미국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경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러시아·이란과 연계된 '그림자 선단' 유조선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이란 등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서방 제재를 우회해 운송하는 선박들이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 석유 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제재 대상 선박을 합법적인 운영자에게 매각하도록 허용해서 제약 없이 운항·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FT에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사례별로 이를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합법적인 구매자가 불법 선박을 사들여 상업 해운에 합법적으로 쓰려 한다면 OFAC는 개별 사례별로 거래를 승인하고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제재 해제가 불법 선박 조직에 직접 이익을 주지는 않는다"며 "선박을 조직에서 분리해 합법적 상거래에 쓰이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OFAC는 제재 해제 전 철저한 검토 절차를 거친다고도 강조했다.
석유와 정제연료 운송 능력을 늘리고 사상 최고 수준의 운임을 낮춰서 연료비 부담을 경감하려는 취지다. 석유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라이트 장관은 "유조선 부족이 세계 시장의 운임 상승을 부추기는 핵심 병목 요인"이라며 "선박 제재를 풀면 어느 정도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원유 및 석유화학 부문 제재를 추적하는 휴즈 허버드 앤 리드의 제러미 패너 파트너는 "행정부가 제재 대상 유조선 구매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러시아 관련 신규 허가 발급에 따르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격 하락 효과 미미할 것"
다만 이같이 제재를 완화해도 연료 가격 하락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설팅사 에너지애스펙츠에 따르면 전 세계 유조선의 13~19%가 미국 제재 대상이다. 그 대부분 선박이 노후하고 상태가 열악해 제재를 풀어도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에너지애스펙츠는 "제재를 풀어도 대상 선박 대부분이 노후하고 정비 상태가 부실할 가능성이 높아 주류 선단의 수송 능력이 단기간에 의미 있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며 "게다가 러시아나 베네수엘라와의 연관성으로 제재받은 유조선은 대부분 지난 3개월간 계속 운항해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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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미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갤런당 6.31달러다. 최근 기록한 사상 최고치 6.53달러 바로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경유 공급 부족이 2027년 중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러시아산 경유 구매에 이어 이번 그림자 선단 제재 완화 검토까지 나서면서 유럽 측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유딜'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압박하는 국제사회 노력을 약화시키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에너지 고문 출신의 밥 맥널리 라피단에너지 대표는 "행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