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의 딸' 그늘벗고 대선 1위 주자 우뚝…'극우 방화벽' 넘을까

'르펜의 딸' 그늘벗고 대선 1위 주자 우뚝…'극우 방화벽' 넘을까

조한송 기자
2026.10.2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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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키맨]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

2027년 프랑스 대선에 도전하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AP=뉴시스
2027년 프랑스 대선에 도전하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AP=뉴시스

'프랑스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의원을 따라붙는 평가 중 하나다. 자신의 아버지가 설립한 당(국민연합)을 대를 이어 이끌면서 기존 이미지를 씻어내고자 아버지를 당에서 제명하는 등 파격 행보도 마다하지 않으면서다. 국민연합을 극우에 치우친 세력에서 거대 정당으로 키워 낸 그는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의 유력 후보로 꼽힌다.

르펜 의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최근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시위를 겨냥해 자신이 질서와 통합을 회복할 유일한 후보라며 국가 재건을 약속했다. 그는 수년간 이어진 성장 정체와 국가 재정 위기로 피로감이 극에 달한 프랑스 국민에게 '권위와 안보의 회복'을 공약으로 내걸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소요 사태와 민생고 타고 독주하는 르펜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최근 일어난 최근 프랑스 내 소요 사태는 르펜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기회로 작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5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그는 32%~33.5%로 경쟁자인 장 뤽 멜랑숑 후보(17%)를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녀는 내년 5월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결선투표에서 멜랑숑을 상대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치솟는 에너지 비용이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르펜은 특히 연료 가격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연료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대폭 인하하겠다는 공약은 대중으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 분석가들은 연료비 인하가 자동차 이동이 필수적인 농촌 및 반 농촌 지역의 핵심 유권자층 사이에서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정치적 혼란을 틈타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그는 강한 프랑스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약속했고 국경 통제를 복원하며 갱단과 마약 밀매업자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측면에서는 법인세 인하, 관료주의 축소, 혁신, 인공지능(AI) 지원 등을 언급했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헤닌보몽에서 극우 성향 정당 국민연합(RN) 지도자인 마린 르펜의 지지자들이 이날 앞서 치러진 총선 결과 RN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Supporters of French far right leader Marine Le Pen react after the release of projections based on the actual vote count in select constituencies , Sunday, June 30, 2024 in Henin-Beaumont, northern France. French voters propelled the far-right National Rally to a strong lead in first-round legislative elections Sunday and plunged the country into political uncertainty, according to polling projections. (AP Photo/Thibault Camus)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헤닌보몽에서 극우 성향 정당 국민연합(RN) 지도자인 마린 르펜의 지지자들이 이날 앞서 치러진 총선 결과 RN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Supporters of French far right leader Marine Le Pen react after the release of projections based on the actual vote count in select constituencies , Sunday, June 30, 2024 in Henin-Beaumont, northern France. French voters propelled the far-right National Rally to a strong lead in first-round legislative elections Sunday and plunged the country into political uncertainty, according to polling projections. (AP Photo/Thibault Camus)

'악마화 제거'로 극우 정당 지형 바꿔

RN의 전신은 국민전선(FN)이다. FN 창당 주역인 장 마리 르펜의 세 딸 중 막내가 마린 르펜이다. 그는 1968년생으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파리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 1998년까지 변호사로 활동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가 정계에 처음 발을 들인 건 1983년 아버지의 지방선거 캠페인을 돕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1998년 아버지가 창당한 국민전선의 행정 조직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르펜은 이후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전국구 정치인으로 도약하면서 기존 당이 가진 극단적 성향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반이민 기조는 유지하되 유로회의주의(EU의 권한 확대에 반대하고 자국의 주권 강화를 주장하는 정치적 시각)를 '프랑스 민족주의'로 재포장했고, 과거 당을 고립시켰던 반유대주의는 공개적으로 강력히 비판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국민연합의 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에도 르펜은 10년 넘게 정당 개혁에 집중했다. 노골적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을 축출하고 심지어 아버지까지 당에서 제명하는 등 과감하게 '악마화 제거(탈 극우화)' 작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화하고 기존의 강성 반이민 지지층을 넘어 폭넓은 민심을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런 이력 때문에 집권하면 결국 '극우 본색'을 드러낼 거란 우려도 있다. 프랑스 정계에선 극우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중도 및 좌파 정당들이 연합하는 이른바 '방화벽'이 작동해 왔다. 르펜과 RN의 지지세가 커지면서 내년 대선엔 이 방화벽이 무너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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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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