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상사 6년만에 '계동환향'

[현장+]현대상사 6년만에 '계동환향'

우경희 기자
2010.04.14 09:49

계동사옥에 새 둥지, 현대重도 기대 만발

현대종합상사가 계동 사옥 11층에 새 둥지를 튼 지 이틀째 되는 13일. 이 회사 직원들은 어느새 업무환경 정리를 마치고 정상업무에 매진하고 있었다.

사무용 가구 일부가 복도에서 입주를 대기하고 있었지만 사무공간은 이미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창이 넓은 사무실은 높지 않은 파티션으로 구분을 최소화해 넓고 시원한 느낌을 줬다. 책상 사이를 오가는 직원들의 표정에는 새 업무공간에 들어선 설렘과 긴장이 엿보였다.

짐 정리와 업무준비를 모두 마친 일부 부서는 이날 오전 3개층 위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서울사무소 각 관계부서를 찾아 인사를 건넸다.현대중공업(366,000원 ▼38,500 -9.52%)직원들도 오랜만에 다시 한 가족이 된현대상사(26,050원 ▼850 -3.16%)직원들을 반갑게 맞았다.

잃었던 가족을 만난 현대중공업은 다시 이어진 현대가(家)의 인연에 고무된 분위기다. 반가움과 함께 그룹 내에서 현대상사가 해 낼 글로벌 공략 전위부대 역할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력인 조선업 외에 풍력발전설비와 각종 플랜트 사업 비중을 점차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공략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이미 완성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사의 가세는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상사 구성원들은 더욱 만감이 교차한다. 계동사옥을 비워주고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6년은 현대상사에게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2003년에는 의류사업과 외식사업 등에 진출하는 등 현금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당시 론칭했던 일본 음식점 `미오센'은 상당한 수익을 냈지만 기울어 가는 회사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독일과 이탈리아 명품 의류 브랜드 공급 사업에도 나섰다. 글로벌 현장을 누벼도 시원치 않을 판에 로컬 시장에 음식을 팔고 옷을 팔면서 `상사맨'들의 자존심에도 적잖은 생채기가 났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되고 정몽혁 회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탄탄한 모회사의 지원 속에 상사의 DNA를 뽐낼 기회를 다시 잡게 된 것이다. 한 국내 상사 관계자는 "현대상사가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되면서 옛 현대가의 후광에 힘입어 이전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물량에도 적극적인 입찰이 가능해졌다"며 "한 마디로 내다 팔 것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몽혁 회장은 지난 8일 당진에서 열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에 참석해 사촌형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을 만나 향후 업무제휴 확대를 논의했다. 그간에도 현대제철 물량의 상당부분을 취급해 왔지만 일관제철소 완공을 통해 상당한 상품 스펙트럼 확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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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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