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구본준 부회장, 언론과 숨바꼭질

[현장+]구본준 부회장, 언론과 숨바꼭질

유현정 기자
2010.10.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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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LG전자 사령탑으로 선임된 구본준 부회장이 공식 취임하는 1일 여의도 LG트윈타워.

이날 여의도 트윈타워에 출근했던 LG 계열사 직원들은 한꺼번에 몰려든 취재진과 카메라에 적잖이 당황해했다. 이곳 1층과 지하 주차장에 새벽부터 취재 및 사진기자들로 북적였기 때문이다.

LG전자(211,500원 ▼17,000 -7.44%)가 최악의 실적위기를 맞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상황에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특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그의 출근길에 말 한마디를 듣기는 커녕 그의 모습을 포착한 기자는 없었다. 전혀 생각지 않은 코스로 취재진들을 따돌리고 출근했던 것. 이 과정에서 경호원과 일부 기자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취재진은 그의 집무실 앞까지 달려갔으나 아무런 소득(?)도 올리지 못했다. 직원들은 "만나지 않겠다는 부회장의 뜻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취재진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LG전자 수장으로서 그의 공식 취임 자체가 국내 산업계와 투자자들의 뜨거운 이슈거리인데 얼굴 한번 보이지 않은 탓이다. 구 부회장은 취임식도 생략했다.

이날 홍보팀 직원들도 진땀을 빼야했다. 아침부터 지상 1층과 지하주차장으로 분산된 취재진들을 일일이 '관리'해야 했기 때문. 정작 홍보팀조차 구 부회장의 출근 위치와 시간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는 전날 아침 출근하는 구 부회장을 만났다. 이번 주부터 그의 출근길을 내내 기다린 끝에 얻은 '수확'이다. 하지만 그에게 한마디로 듣지 못했다. 구 부회장은 기자의 잇단 질문에도 묵묵부답한뒤 전용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구 부회장이 언론과 접촉을 꺼리는 데는 현재 LG전자의 내부상황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최악의 국면에서 구원투수로 선임된 만큼 어떤 얘기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사실 그는 LG상사 대표이사 시절 기자간담회나 인터뷰를 단 한번도 갖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과감한 결단력과 승부사적 기질을 갖춘 그의 입지만큼 그의 공식 취임 날 만이라도 '당당하게' 출근했다면 현재 LG전자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비쳐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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