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애플처럼 큰 이익 냈다면…"

"삼성이 애플처럼 큰 이익 냈다면…"

성연광 기자
2011.01.19 20:06

애플이 지난 18일(현지시각)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67억4000만 달러(한화 30조원)와 순이익 60억 달러(6조7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순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78% 늘었다.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실적에 투자자들은 고무된 분위기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 창조력의 결과", "마케팅과 혁신에 집중한 잡스의 정신은 애플의 구조적 능력을 만들어냈다"며 극찬했다.

같은 기간(2010년 4분기)삼성전자(183,800원 ▼4,100 -2.18%)의 실적은 매출 41조원과 영업이익 3조원. 순이익(법인세 차감후)규모는 대략 2조8000억원 선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매출은 애플보다 10조원 이상 많지만 이익규모는 애플의 절반에도 못미친 셈이다. 매출대비 순이익률도 애플은 22% 이상인 반면 삼성전자는 7%를 밑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차이는 무엇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사업구조가 다른데서 비롯된다. 같은 전자업종이지만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 전자제품 사업만 영위하는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의 70%를 반도체·LCD 등 전자부품에서 내고 있다.

휴대폰 등 세트(완제품) 사업 영역에서도 삼성전자는 주로 직접 생산을, 애플은 대부분 외주 생산에 의존한 채 제품개발·기획·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IT 시장분석 전문업체인 KRG의 김창훈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인건비와 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외주생산체제가 자체 생산체제에 비해 보다 많은 이익을 내는데 유리한 편"이라며 "앱스토어와 함께 외주생산체제도 애플이 사상최대의 이익을 내는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애플과 삼성전자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렇다 해도 20%를 넘기는 애플의 높은 수익구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를 비롯해 모든 국내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내 대기업들이 정작 부러워하는 것은 높은 이익구조 앞에서 애플이 당당하다는 점이다.

국내 대기업에선 이익을 많이 내는 것 자체를 쉬쉬해야 하는 분위기다. "중소 협력업체들을 쥐어짜서 이익을 독점하고 있다"는 이른바 '대기업 이익독식' 논란은 지난해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중소기업 및 사회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하면서 내세운 명분이지만 반대로 가뜩이나 팽배해왔던 '반기업 정서'를 더욱 부채질하기에 충분했다. 정부의 강도높은 '공정사회' 기조와 맞물려 지난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이를 쉬쉬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자유경제 시장 질서에서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높은 이익'을 터부시하는 사회 풍조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가령 분기 순이익 6조원을 기록한 애플의 경우 현재 글로벌 임직원수가 2만명 안팎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9만명을 포함해 글로벌 전체 직원수가 18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규모도 지난해 20조원을 넘어섰다.

이익 규모면에서는 삼성이 애플의 절반에도 못미치지만 직접적인 투자와 고용창출 등 사회 기여도면에서는 월등히 앞서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실제 애플은 협력사 관계에서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의견이 적잖다. 애플과 거래해온 국내 기업 관계자들은 "일부 프리미엄 부품의 경우 제값을 쳐주지만 범용 부품의 경우 매우 짠 편"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기업이었다면 투자자들에게 찬사를 받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지 모른다"며 "기업의 이익은 투자와 인력채용 등 선순환 구조에 필연조건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이같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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