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에서 물적분할, 매각액 최대 5000억원 달할 듯… '콜옵션'전제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그룹이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매각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금호산업 고속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매각할 방침이다.
금호그룹은 내부 TFT(태스크포스팀)를 꾸린 후 기업가치 평가 작업에 돌입했다. 이르면 내년 초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매각액은 3000억~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은 현금흐름이 양호한 금호산업의 고속사업부(이하 금호고속)를 FI에게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투자여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금호그룹 고위관계자는 "금호산업이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따라 (관련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호그룹이 채권단과 체결한 재무구조개선약정에 금호고속의 분리 매각 내용이 포함돼있었다는 설명이다.
금호산업은 국내 고속버스시장의 29.3%(2010년 말 기준)를 점유한 업계 1위 업체. 지난해 매출 2조2037억원 중 고속사업부 매출은 전체의 15%였지만, 고속사업부가 52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건설사업부는 13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고속사업부문의 매출 확대에도 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사업부 매출이 줄면서 외형은 전년대비 축소됐다. 원가하락에도 주택사업관련 대손상각비가 확대돼 판관비 부담이 늘면서 건설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상대적으로 알짜인 고속사업부를 매각하면 금호산업은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의 모태이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만큼 향후 그룹경영이 정상화되면 되사올 수 있도록 콜옵션 조항을 달기로 했다. 구체적인 매각액수와 물적분할 후 신설법인의 금호고속 지분비율은 FI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금호그룹은 지난 2003년에도 금호산업의 타이어사업부(금호타이어)를 FI에 매각했다 콜옵션(되사올 권리)을 행사해 되사온 경험이 있다.
당시 금호그룹은 군인공제회에 타이어사업부를 1조4278억원에 팔고 신설합작법인을 설립해 군인공제회 50%, 금호산업 30%(나머지 20%는 국내외 투자자)로 지분을 나눴다. 이후 금호그룹은 금호타이어가 재상장할 때 군인공제회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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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전례를 볼 때 고속사업부도 분리매각 후 재상장, 금호산업 및 그룹사 경영 정상화를 거쳐 재매입 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호그룹은 지난 17일 대한통운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과 아시아나공항개발, 아스항공 등 3곳을 3615억원에 되사오기로 했다. 매수자금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18.98%를 매각, 충당할 방침이다.
금호터미널 등 자회사와의 분리매각 문제가 해결되면서 그동안 지연됐던 대한통운 매각작업과 함께 금호고속 매각논의도 본격화됐다.